미중 무역분쟁과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는 갈등이 일단 봉합되지만, 근본적인 요인이 해결되지 않아 긴장을 이어갈 것이란 올해의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무협 통상지원단이 내놓은 KITA 통상리포트 ‘무역협회가 뽑은 통상이슈 TOP7’에 따르면, 현재 진행중인 협상에 대해 미국 측은 ‘1단계’라고 강조하고 있다.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즉각적인 관세철폐가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는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따라서 미중의 1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돼 표면적으로 갈등을 봉합할 수 있더라도, “단순한 무역적자 문제가 아닌 중국경제의 구조적 이슈가 통상분쟁의 중심에 있음을 감안하면 양국은 큰 국면에서 갈등수준을 관리하면서 세부 이슈에서는 여전히 긴장관계를 이어갈 것”으로 리포트는 예측했다.

◇미중 모두 봉합 이유는 분명하다=물론 단기적으로 볼때 갈등을 봉합할 이유는 분명하다. 미국은 당장 2020년 2월부터 각 정당들이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경선에 들어간다. 경선이 시작되면 11월 대선이 끝날 때까지는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낮다. 여기에, 대선에 앞서 미중 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성과를 내놓기 위해서라도 미국 측은 갈등 봉합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최근 개최한 ‘2020 글로벌 통상환경 전망 국제컨퍼런스’에서는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중기이코노미

이를 근거로 리포트는, 중국이 “미중 협상의 타결과 갈등 완화를 위해 미국이 요구한 여러 의제 중 자국 경제개혁과 대외개방 추세에 부합하는 과제에 우선순위를 두면서 취사선택을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봤다. 실제로 중국은 건국 70주년과 중국국제수입박람회 등에서 미중 갈등의 완화와 개방 의지를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다. 개방형 경제체제를 건설하겠다거나, 수입을 늘리고 관세를 인하하며 지식재산을 보호하는 법 체계를 완비하겠다는 발언이 중국 최고위층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무역협상 타결에도 불확실성 지속=문제는, 미중이 1단계 무역협상에서 타결에 이르더라도 불확실성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미중이 2018년 5월 합의도달과 공동성명 발표 후, 미국은 이를 번복한 일이 있다.

2019년 5월에는 휴전선언 후 합의문안이 나오는 수준에 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타협점에 근접했다고 발언하기까지 했으나 다시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미국 측은 중국이 합의문의 실질적인 내용을 수정하려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반대로 중국은, 미국측이 양국간 법체계 차이를 이해하지 못한데다 신뢰부족이 겹치면서 발생한 일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5월, 기존 관세의 인상과 추가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 조치를 단행했다. 지난 11월에는 미국이 단계적 관세철폐에 합의했다고 중국 상무부가 발표하자, 백악관이 직접 나서서 이를 부인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같은 불확실성은 1단계 무역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 관세조치가 지속된다면 중국의 대미수출 정상화에도 시간이 걸리고, 중국에 중간재 수출을 하는 한국기업의 대중수출 역시 정상화 시기를 단언하기는 힘들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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