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과 독일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의 합병. 이들 기업이 배달앱 시장을 98%이상 장악했다는 소식에 가장 큰 우려를 표한 건 중소자영업자다. 지금도 과도한 광고비와 수수료로 고통 받는데, 이들 독점기업이 앞으로 어떤 횡포를 부릴지 불 보듯 뻔해서다. 

배달앱이 출시된 이후 매년 두 배 가까이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한 이유 중 하나는, ‘배달의민족’과 ‘요기요’가 벌인 치열한 할인쿠폰 경쟁이다. 그러나 배민과 DH가 합병하면, 굳이 거액을 들여 마케팅을 할 이유가 없다. 최소한의 마케팅으로도 중개수수료 인상, 소비자 이용금액 인상 등 독점이윤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박홍근 을지로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우원식·제윤경 등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들이 지난 6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등과 함께 '배달의민족·딜리버리히어로 기업결합 심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인천평화복지연대 신규철 정책위원장은 중기이코노미와 통화에서 “인천의 지역화폐인 ‘인천e음’ 플랫폼은 다양한 서비스를 탑재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 지역사랑상품권을 활용하면 공공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인천e음 플랫폼에는 전화주문 서비스가 있다. 인천광역시 소상공인정책과 안광호 인천e음 운영팀장은 중기이코노미와 통화에서 “인천 서구의 서로e음 플랫폼은 음식배달 주문에서 결제까지 가능한  ‘배달서구’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자영업자가 배달서구 서비스를 활용하면 배달앱에 지급하는 중개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중개수수료(매출액의 평균 16%) 부담이 수익으로 전환되는 효과가 발생한다.소비자도 3~5%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안 팀장은 “배달서비스는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제공되는 서비스인 만큼, 지역화폐 플랫폼에 배달서비스를 탑재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결속 강화’라는 지역사랑상품권의 본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말했다.

배달앱이 가맹점 홍보와 매출액 증가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중소기업중앙회 조사결과에서도 확인됐다. 그럼에도 가맹점이 배달앱에 지불하는 수수료·광고비 부담이 매출 및 수익 증가분을 초과해 경영여건을 더 악화시켰다. 여기에 배달앱 온라인 결제수수료도 카드결제수수료(최저 0.8%)보다 최대 4배이상 높아 3.3% 수준이다. 이래저래 죽어나는 건, 배달앱시장 바닥에 있는 중소자영업자다. 

결국 소비자의 구매패턴 변화에 따라 배달앱 사용은 피할 수는 없지만, 높은 중개수수료와 온라인 결제수수료, 광고비가 문제인 셈이다. 때문에 시범운영 중인 서로e음의 배달서구 서비스가 배달앱 독과점에 따른 폐해를 막을 대안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최근 서울시는 서울사랑상품권을 새롭게 발행하며, ‘제로페이’와 연계해 사용하는 방법을 선택했다. 소상공인에게 수수료 부담을 주지 않는 제로페이를 활용하면서, 지역화폐를 통해 지역경제에 활력을 넣는 두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화폐는 지역이 가진 특별한 환경과 결합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자본이 독과점한 시장도, 공공의 목적으로 정부가 홀로 이끌어가는 시장도 건강하게 성장할 수 없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만드는 공공플랫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소비자 등 경제주체 모두가 함께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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