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치는 투망식…애플 불기소는 부실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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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치는 투망식…애플 불기소는 부실수사”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소비자피해 ‘아이폰 게이트’ 재수사 촉구

기사입력2020-01-31 14:48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아이폰 게이트’에 따른 2018년 애플사 고발사건에 대해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31일 서울중앙지검에 재항고하며 재수사를 촉구했다.

2016년 하반기 이후 아이폰 6~7시리즈 사용자들 사이에서 배터리가 30%가량 남았을 때 갑자기 꺼지는 현상인 ‘30% 배터리 버그’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어났다. 또 iOS 업데이트 이후 아이폰의 성능이 저하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이 불만은 2017년 하반기 들어 애플사가 구형 아이폰에 대한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시킨다는 의혹으로 발전했다.

논란이 커지자 애플사는 2018년 초, 고의적으로 성능을 저하시킨 것은 아니라며 배터리의 성능저하에 따른 예상치 못한 종료를 예방하기 위해 전원관리를 업데이트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새로운 iOS 업데이트를 배포하고, 배터리 교체비용을 지원하기도 했다. ‘아이폰 게이트’ 또는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로 불린 이 사건으로 미국 등 전 세계에서 애플사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에서도 소비자주권회의가 2018년 1월 애플컴퓨터사 대표이사인 팀쿡과 애플코리아의 대표이사인 다니엘 디시코를 재물손괴죄와 업무방해죄로 서울중앙지검에 형사 고발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3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지난 2018년 3월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법무법인 한누리 조계창 변호사가 아이폰 고객 6만3767명을 대리해 애플본사 및 애플코리아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소장을 제출했다. <사진=뉴시스>

소비자주권회의는 이번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대해 “검찰은 이 사건의 문제가 되었던 아이폰 6~7시리즈의 운영체제 iOS 10.2.1~11.2 버전을 사용했던 피해자들의 진술, 그리고 이 기종에 대한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의 정밀검사 보고서, 미국의 연구단체에서 실험한 정밀검사보고서, 2019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 법원 판결문, 국내언론사에서 실험한 아이폰 배터리 실험결과 보고서, 아이폰의 퍼포먼스와 배터리의 노후화와 관련한 데이터 분석결과, 기타 언론보도 자료 등 제반자료를 종합검토하면 고발사실에 대한 증거는 충분하여 수사기관의 철저한 보완수사를 통하면 그 증명이 명백함에도 이를 모두 배척했다”고 비판했다.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언론보도와 함께 특히 애플사의 1~3차에 걸친 사실인정 및 2018년 3월29일 애플사가 이 사건의 문제가 되었던 6~7시리즈의 iOS 10.2.1~11.2 버전의 잔량이 30%가량 되었을 때 꺼짐 현상을 조절할 수 있는 iOS 11.3 소프트웨어의 배포로 관련 범죄내용이 객관적으로 확인되고 있음에도 이런 근거들을 모두 무시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 국내에서 애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인 곳만도 소비자주권시민회의 409명, 법무법인 한누리 6만3767명, 법무법인 휘명 403명 등 6만4579명이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 중임을 보더라도 혐의사실을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입증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사실들을 모두 간과했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회의는 특히 “검찰은 정치권이나 기타 이해관계에 있는 사건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투망식 수사를 하면서도 이번 아이폰 사용자들과 같이 피해가 대규모로 발생하고 국내소비자들을 무시하고 홀대하며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여기는 애플사의 부당하고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 철저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는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지탄은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이러한 객관적인 증거 사실들을 모두 무시한 상태에서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의 불기소 처분은 부당하고 불공정한 수사결과이므로 검찰은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도록 애플사에 대해 한 점 의혹 없도록 철저한 재수사에 나설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