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간 물류를 담당하는 산업물류와 다르게 소비자 손에 배송되는 생활물류가 별도 산업영역으로 성장했다. 생산-유통-소비를 연결하는 생활물류산업이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선도 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를 위해 관련 법과 제도의 정비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 4일 공동 개최한 ‘물류산업 변화와 생활물류서비스산업법의 필요성’ 토론회에서, 한국교통연구원 민연주 물류정책 물류4.0 연구팀장은 “생활물류시장은 국민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현실을 수용할 제도가 미흡해 생활물류 신산업 지원을 위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안전사고 위험에 노출된 택배노동자, 책임소재 규정해야

택배산업은 2018년 기준 연간 매출액 5조7000억원, 연간 25억 박스가 배송된다. 연평균 9~10% 성장세도 가팔라 택배산업 종사자의 교통·안전사고 노출빈도가 늘었다. 수입을 늘리기 위해 짧은 시간에 많은 물량을 처리하고, 피로도가 가중되면서 사고발생 가능성 역시 커졌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이와함께 원사업자가 허브터미널을 하도급업체에 위탁함으로써 안전사고에 대한 법적책임 소재도 불명확하다는 지적이다. 관련 법·제도를 정비해 생활물류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은 그래서 나온다.  

현행 화물법, 생활물류산업 규율에 한계

물류를 규율하는 법률인 현행 화물자동차운송사업법은 화물자동차의 공급, 운송·중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운송차량뿐 아니라 물품의 분류·배송을 위한 정보망·시설 등 체계적인 시스템이 요구되는 생활물류와 관련된 사항을 규율하고, 관련 종사자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

현재 국회에는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계류중이다.

주요내용은 택배업에 등록제를 도입하고 택배전용 화물차량이 용달업 등 다른 용도로 전용되지 않도록 관리하도록 했다. 택배전용 화물차량을 불법으로 전용하면 해당 택배기사는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이륜차·드론 등 소화물배송대행사업자가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공인하는 인증제를 도입했다.

<자료=한국교통연구원>

종사자 보호를 위해 사업자의 안전조치·보험가입 강화, 산재 취약 사업장의 경우 영업정지 및 증차제한 등의 제재를 가할 수 있다. 택배기사에게는 6년간 갱신청구권을 보장해, 사업자의 계약해지권를 제한했다.  

사업자 지원과 함께 소비자 권익도 보호

서비스 개선을 위해 표준약관을 마련하고, 약관 신고 등의 사업자 의무를 부과했다. 소비자 손해가 발생했을 때 사업자에게 연대책임을 부담시키는 등 소비자 권익을 보호했다. 

이와함께 산업발전 정책 수립·시행을 위한 5년 단위 기본계획, 협의회 구성·운영, 실태조사·통계 등 물류정책 수립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금융·재정 및 창업지원, 전문인력 육성·관리, 연구·개발 등 지원 규정을 신설했다. 사업자 공동이익 도모를 위한 사업자단체와 사고발생시 손해배상을 위한 공제조합 설립의 근거도 마련했다.

민연주 팀장은 생활물류법의 제정과 함께 국가 물류 관련 상위 계획 수립시, 스마트 생활물류포럼(가칭) 등 신구시장 갈등해소를 위한 참여형 상생협의체를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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