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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조현아 대 조원태 대립구도 벗어날까 KCGI “조현아연합 아닌 주주연합” vs 한진 “조현아 경영복귀 꼼수”

기사입력2020-02-20 17:15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저희를 보고 자꾸 ‘조현아연합이다’라고 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보다는 저희 공식명칭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이니까 주주연합으로 불러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행동주의 펀드 KCGI의 강성부 대표는 20일 주주연합 명의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지분구성으로 봐도 저희가 최대주주”라며, “KCGI를 맨앞에 내세워서 보도자료를 내는데 자꾸 저희가 뒤로 빠지고 조현아씨가 앞으로 나오는 부분에 대해서 약간 서운한 생각이 든다”고도 했다.

많은 언론은 이 상황을 “대한항공의 대주주이며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경영권을 둘러싼 총수일가 내부의 분쟁”으로 보고 있지만, 강성부 대표의 설명은 아니라는 것이다. 강 대표는 “남매간의 갈등으로 자꾸 보지 말라는 얘기를 드리고 싶고, 과거 오너 중심의 경영과 이사회 중심 경영의 일대 패러다임 시프트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KCGI “주주는 모두 경영에 참여하면 안돼”=KCGI는 한진칼의 지분 17%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반도건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의 3자협의를 통해 우호지분을 30% 선까지 끌어올렸다. 조원태 회장 등 총수일가 측의 직접 보유지분과 우호지분 합계에 비등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주주연합은 지난 13일 이사회 쇄신과 정관 개정, 사내이사 교체 등의 내용을 담은 주주제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전문경영체제로의 전환으로, 조원태 회장의 퇴진이 필수적이다.

이를 두고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시도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대한항공 노동조합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온 국민의 지탄을 받던 조현아 전 부사장과, (이러한) 국민들의 공분을 발판 삼아 대한항공의 경영행태를 비판하며 개혁을 주장하던 자들이 말도 되지 않는 밀약과 연합을 하고, 이런 일을 꾸미는 것은 국민과 한진그룹 전 노동자를 철저하게 무시하는 행태”라고 비판했다.

강성부 대표는 간담회에서, 이같은 “조현아 대 조원태” 대립구도에 대해 반박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에 대해서는 “주주들은 모두 경영에 직접 나서면 절대 안된다. 주주들은 그냥 주주로서의 일만 하자, 이게 저희 합의의 골자이고 핵심”이라며, “대주주의 사익편취 가능성을 원천봉쇄했다는게 저희의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주주연합의 결성 계기로 조원태 회장의 경영실패를 부각시켰다. 2014년 조원태 회장 취임 이후 2019년까지 대한항공의 누적 적자가 1조7414억원에 달했다는 점과, 2019년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861.9%였다는 점 등을 근거로 “총체적 경영실패”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런 실패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고경영자의 책임”이라며, “이 경우에 전문경영체제가 대안”이라고 말했다. 강성부 대표는 자신이 오너 경영을 부정하지 않는다면서도, 한진그룹의 경우 조원태 회장의 퇴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대로, “예전에 불미스러운 땅콩회항 사태 이후에, 경영에 실질적으로 컴백을 못하고 있는 사람” 때문에 경영개선이 되지 못한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조현아 전 부사장에 대한 반대여론에 대해 반박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한진그룹 “조현아 경영복귀 목적” 비판= 한진그룹은 반대로 주주연합의 주주제안을 “조현아 복귀를 위한 꼼수”라고 비판했다.

한진그룹은 공식입장을 통해 “견강부회식으로 현 경영상황을 오도하는 한편, 논리적인 근거 없이 당사 최고경영층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 일색으로 상식 이하의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는 점 또한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표했지만 이사회 장악 및 대표이사 선임 후, 대표이사 권한으로 조현아 주주연합의 당사자나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주연합의 제안사항 중 배임·횡령죄를 저지른 경우 이사로 선출할 수 없도록 하자는 ‘이사자격 조항신설’ 제안에 대해,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다”며 자격을 제한받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