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대구·경북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확진자 동선에 따라 경중이 있겠지만, 국민 대다수가 불안한 심정을 감추지 않는다.

이런 불안감은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언론에서는 불안정한 경제상황을 많이 언급한다. 그 가운데서도, 소상인들이 치명상을 입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임대료·관리비, 직원급여 등등 분명 힘든 시기다. 그럼에도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나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상인이 없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단 하루도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코로나19 국내 감염이 확산되기 시작한지 한 달여 남짓이다. 이후 확진자 증가추세가 꺾였던 기간도 있었다. 코로나19로 장사가 안돼 심각한 상황’이란 말을, 언뜻 공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소상인들 얘기를 들어보면 심각한 상황이 금방 이해된다. 소상인들이 자주하는 탄식 중에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이 돈 버는 것”이란 말이 있다. 매출 자체도 크지 않고, 마진율 또한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이다. 하루 수익에 문제가 생기면, 그만큼 생활이 타격을 받는다는 의미로 이해해도 된다.

이런 상황이니 코로나19로 하루이틀 장사가 안되면 월세 걱정으로 이어진다. 상권 분위기가 장기간 회복되지 않으면 결국 폐업으로 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소상인들 입장에서는 바이러스가 주는 위험과 함께 경제적 위험까지 이중고를 감당해야 한다.

일부 지역 건물주는 소상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대료를 일정기간 깎기도 했다. 전주시 한옥마을 건물주 14명은 3개월 이상 임대료를 10% 넘게 인하하는 등 곳곳에서 좋은 사례가 나온다. 많게는 월 수백만원 임대료 중 10%는 그리 큰 금액이 아닐 수 있다. 그럼에도 마진율이 낮은 일상을 살아가는 소상인들에게는,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기반이고 격려다. 

국가 차원의 위급상황이 아니어도 소상인들은 아등바등 생활한다. 재난 수준의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극복할 만큼의 맷집을 키우지 못했다. 지금 코로나19가 소상인들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은 사실이지만, 한 달여 장사가 안되면 폐업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일상이야 말로 더 치명타다. 

일부 지역의 자발적인 임대료 인하 움직임에 맞춰, 정부는 ‘착한 임대료 보조사업’ 등 소상인·건물주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필요한 사업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소상인들이 ‘하루벌이 장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사업이 선행돼야한다.

국가 차원의 재난이 발생할 경우 소상인들이 직격탄을 맞지 않도록 방어막을 세워줘야 한다. 제도적으로는 보험이나 기금의 형태가 가능하다. 자발적 소비촉진을 위한 시민들의 적극적 참여도 소상인들에게 힘이 된다.

물론 지금도 이와 비슷한 제도가 있다. 일부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외식의 날’을 정해 운영하기도 한다. 문제는 기존 소상인 지원제도 수혜자가 상대적으로 견딜 여력이 있는 소상인들로 제한된다는 점이다. 말 그대로 골목상권에서, 시장에서, 아니면 지방 소도시에서 장사하는 고만고만한 소상인들이 지원을 받기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이 너무 까다롭다. 아니 있는지조차 모르는 경우도 많다.

답은 한가지다. 기초 체력을 키워야한다. 체력 단련의 시작은 정확한 자가진단이다. 마찬가지다. 재난 상황이 벌어진 경우, 그에 맞춰 나온 단기적인 정책은 미봉책일 뿐이다. 소상인 현황을 구체적으로 파악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소상인들도 마음가짐을 다시 가져야한다. 임대료·관리비, 직원급여 등등 분명 힘든 시기다. 그럼에도 견디고 이겨내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나라 생산자와 소비자를 이어주는 상인이 없다면, 대한민국 경제는 단 하루도 굴러갈 수 없기 때문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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