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한 해 동안 국제 통상환경의 최대 이슈는 보호무역주의였다. 그런데 미중 무역분쟁과 브렉시트 등 ‘폐쇄’로 나가던 국제 통상환경의 어두운 그림자는 2020년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1월,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5%로 발표했다. 2019년 6월 당시의 전망치보다 0.2%p 낮은 수치다. 원인은 “예상보다 부진한 무역·투자 성과”라고 기획재정부가 설명했다.

선진국은 지속된 제조업 부진과 무역분쟁에 따라 0.1%p 하향 조정된 1.4%를 예상했다.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은 무역긴장에 따른 국제무역 축소 등으로 2019년 5.8%에서 2020년 5.7%로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경제 둔화세 지속,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긴장 등을 주요 위험요인으로 언급했다.

IMF 역시 1월 들어 세계 경제전망치를 3.3%로 발표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당시 전망치(3.4%)보다 낮은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이에 대해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가의 실적 저조를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IMF는 세계무역이 저점을 통과하고, 미중 무역협상이 전진했으며, 노딜 브렉시트의 위험이 감소했다는 점 등을 시장의 긍정요인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조, 미국과 교역국간 관계악화 등을 부정적인 요인으로 전망했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2020년에도 통상환경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1월30일 개최한 통상지원센터 개소식 및 2020 통상환경 대토론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은 “최근 글로벌 경제는 과거에 겪어보지 못한 급속한 변화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자국우선주의, 일방주의와 함께 보호무역주의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통상규범의 파편화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WTO를 중심으로 한 다자체제는 약화되고 있어, 규범에 기반한 예측가능한 통상질서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불확실성과 비용부담은 갈수록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2020년에도 이같은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메리카 퍼스트의 성과를 강조한 트럼프 대통령의 다보스 기조연설에서 알 수 있듯이, 올해도 역시 이런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1월21일 스위스에서 열린 다보스포럼 개막 기조연설에서 “미국이 지금껏 세계가 보지 못한 경제호황의 가운데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선언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체결한 1단계 무역협정과, 나프타를 대체하는 새 무역협정에 대해 21세기 무역의 새 모델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2020 통상환경 대토론회의 기조연설을 맡은 서울대 국제대학원의 이혜민 겸임교수 역시 “2차대전 이후 계속돼온 세계화와 다자무역체제는 2008년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그 방향이 소위 개방에서부터 폐쇄로 나가고, 분리로 나가는 단계에서 2020년을 맞이했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일방적 보호주의와 영국의 EU 탈퇴 등을 이같은 현상의 대표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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