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50대인 친구들과 함께 막걸리를 마셨다.

여러 얘기를 하다가, 최근 유행하는 코로나19가 화제가 됐다. 가족 걱정, 나라 걱정을 하면서 모두 주의하자고 말했다. 그런데 그 친구들을 돌아보면서,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천시 부평구청 방역관계자들이 13일 오전 부평구 한 PC방에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른 친구는 몸무게가 100Kg을 넘어 뱃살이 나왔고 무릎관절도 안 좋다. 게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적도 있었다. 살을 빼고 건강하게 같이 살자는 친구들의 말에, 그 친구는 맛있는 것 먹고살다 가겠단다.

다른 친구는 위암 수술 후에도 술을 끊지 못해 안타깝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무섭다니. 사실상 걸릴 확률도 적고, 걸려도 치사율이 낮은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마음대로 활동하기 어렵다고 걱정한다. 심정으론 그런가 하면서도, 머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당뇨나 비만, 암 등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이 위험한 병이다. 그럼에도 늘 우리와 함께 있어 위험에 둔감한 듯하다. 그에 반해 새로운 이름의 전염병은 매일 뉴스에도 나오고 수천명 이상이 죽었다니, 즉시 위협으로 다가온다. 위협을 느끼는 감수성이 실제보다 수십배 이상 확대되는 이유다.

2017년 기준 전세계 당뇨병 환자는 4억2천만명(국제당뇨병연맹 2019년 당뇨병백서). 성인 11명 중 1명은 당뇨병을 앓는다. 매년 400만명 이상이 당뇨로 목숨을 잃는다. 더 심각한 대목은 당뇨병 환자 2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을 가졌다는 사실조차 모른다는 점이다. 진단이 없으니 당뇨를 관리할 수 없고, 지금 이 순간에도 당뇨병 환자의 절반은 병을 키운다는 얘기다.

비만은 그 자체로도 질병으로 분류되지만, 모든 대사질환 및 관련 병을 유발한다. 또 발병시 사망률도 높이기 때문에 당뇨보다 더 위험한 병이라고도 한다.

인간의 행위, 특히 다중의 행동은 이성적이지 않다. 기존에 인류를 죽였던 것에는 둔감하고 저항의지를 보이지 않는다. 반면 새로운 것, 몰랐던 것, 전염되는 것에는 패닉에 가까운 반응을 보인다. 그로 인한 부작용은 한 나라에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 전반에 미친다.

이런 때일수록 열심히 운동하고 살도 빼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일상을 유지했으면 한다. 행복은 일상을 유지하고, 과도한 두려움 그 자체를 이겨내는 것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신동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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