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 히스토리’, 내가 오늘 여기 있는 기원과 과정을 알려주는 하나의 학문 흐름이다.

아무것도 없을 때부터 시작해 우주가 탄생하고, 지구가 생기고, 생명이 촉발되면서 인간이 진화했다. 다시 시간이 지나면서 문명이 서고, 국가가 형성되고, 계급도 만들어졌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전쟁을 하고, 탐험도 하면서, 교역과 함께 번영해 오늘 우리가 있다.

예전에는 철학의 영역이었던 한 사람의 존재 근거와 존재하게 된 과정을, 이제 모든 학문분야에서 해석하고 설명한다. 우주의 탄생은 물리학이나 천문학. 지구가 형성되고 활동하는 과정은 지구과학. 생명의 탄생과 소멸은 생물학이나 유전학. 문명의 발생과 도태는 인류학·역사학·사회학·심리학·윤리학·법학 전문가의 탐구영역이다.

우리의 계획이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합의가 필요하다. 인간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인간이 개인이나 민족·종파·이념을 넘어 인류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학교교육도 빅 히스토리나 빅 퓨처를 배우고 기획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이미지투데이>

빅 히스토리는 우리 인간이 얼마나 엄청난 과정의 끝자락에 있는 성공한 존재인지를 생각하게 해준다. 우리가 여기 있는 이유를 빅 히스토리로 비춰볼 수 있다면, 앞으로의 우리의 갈 길은 ‘빅 퓨처’라 이름 할 수 있겠다.

인공지능·로봇·유전자변형·가상현실·뇌과학 등 인간의 미래를 상징하는 단어들은 많다. 인간이 여기까지 온 것이 단지 결과의 산물이었듯, 우리의 미래도 우리 행동의 결과일 수 있다.

지금은 인간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류의 미래를 다수 인간의 우연한 행동의 결과로 만들 것인지. 아니면 우리의 계획을 미래에서 구혈 할 것인지를 결단해야 할 때다.

지구상의 많은 종들이 진화과정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우리의 미래를 우연에 맡긴다면, 인류는 진화에서 사라진 하나의 종에 그칠 수 있다. 핵위협이나 환경파괴, 전쟁 등은 우연에 미래를 맡기는 위험성을 경고한다.

우리의 계획이 미래가 되기 위해서는 합의가 필요하다. 계획을 세우고, 사람들의 동의를 얻고, 국가들이 합의하고 실행해야 한다. 문제는 인간이 합의할 수 있는 존재인가에 달렸다. 민족·인종·종교·이념·정치적 욕망 등이 사람들을 앞이 보이지 않는 길로 몰아가는 것은 아닌가? 우리가 빅 히스토리를 연구하는 이유는, 빅 히스토리 안에서 인간의 이념이나 욕망의 가치를 되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간이 합의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인간이 개인이나 민족·종파·이념을 넘어 인류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의 학교교육도 빅 히스토리나 빅 퓨처를 배우고 기획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중기이코노미 객원=신동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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