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유지라는 목표에 모든 사회가 함께 합의하고 힘을 모으는 것, 공멸에서 벗어나 공존으로 가는 최선의 방책이다.<사진=뉴시스>

미국의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종전에 비해 10배가량 늘었다. 미국 노동부는 매주 실업수당 신청건수를 발표하는데, 3월 15일에서 21일 사이 신청건수가 328만건으로 전주(28만건)에 비해 급증했다. 22일부터 28일 사이 신청건수도 350만건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종전 최대치는 1982년 2차 오일쇼크 당시의 69만건이다.

수치가 역대 최대치인 것도 문제지만 상승률은 더 문제다. 미국은 해고가 자유로운 나라여서 경기침체시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급증하는 일이 종종 있었지만, 이 정도로 큰 상승폭을 보인 것은 이례적이다. 코로나19로 발생한 문제이니 방역에 성공하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지만, 시점을 예상할 수도 없고 그 사이에 발생할 충격이 너무 크다.

미국만 그런 게 아니다. 한국 역시 경영난에 빠진 기업의 감원·휴직 사례가 늘어난다. 규모가 커져 고용위기로 확대되면 경제 전체가 활력을 잃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다. 공멸을 막아야 함은 자명하다.

정부가 해고 대신 휴직 등 고용유지를 선택한 기업에게 주는 고용유지지원금 한도를 높인 것은 잘한 일이다. 지원금 신청요건도 일부 완화했다. 문턱을 더 낮춰서라도 고용유지 노력을 적극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급휴직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에게 생활안정지원금을 주기로 한 것도 좋은 선택이다. 고용유지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취약계층은 정부가 나서 도와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이들 취약계층이 실업급여 혜택을 볼 수 있도록 촘촘히 재설계해 주기를 당부한다.

임의가입 등을 통해 자영업자·소상공인도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지만, 활성화돼 있지 않다. 정부가 이미 보험료 납부유예 방침을 발표했다. 중소기업·소상공인단체와 협의를 통해 사각지대를 최소화해 주길 바란다.

채용도 문제다. 사람인에 따르면 1월 1주부터 3월 2주 사이 채용공고가 지난해보다 10.2% 감소했다. 특히 신입채용은 17.3%나 줄었다. 채용시즌인 2월말 이후의 채용공고는 29.8% 줄었고, 신입채용도 35.3% 감소했다.

채용할 여력이 남은 대기업의 역할론도 나온다. 전경련은 코로나19로 청년실업 급증이 우려된다며, 회원사들에게 협조공문을 보냈다. 신규채용 계획 차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당부의 내용이다. 대기업들이 채용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하청업체 등 관계사들도 상생의 자세로 고용유지 노력에 동참했으면 한다. 

이미 고용불안으로 고통받는 취약계층이 많이 발생한 상황이다. 전 사회적인 고용위기로까지 확대되면, 경기침체 가속화와 경기회복에 필요한 활력 저하 등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고용유지라는 목표에 모든 사회가 함께 합의하고 힘을 모으는 것, 공멸에서 벗어나 공존으로 가는 최선의 방책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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