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세계적 경기침체와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대기업에서부터 소상공인까지 모두 매출급감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사업장에서는 무급휴직·임시휴업 등의 대응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 곤두박질 친 매출을 감당할 수 없는 상당수 사업장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이하 정리해고)’가 빈발하고 있다. 

해고는 사업주와 근로자 간 고용관계가 단절된다는 의미를 넘어 가정경제가 붕괴되고, 이는 국가적 문제로 확산될 수 있는 만큼 근로기준법 제23조, 제24조에서는 해고제한 규정을 명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정리해고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 정리해고의 의미 및 요건 등 법적 제한에 대해 살펴본다. 

정리해고란 긴급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기업에 종사하는 인원을 줄이기 위해 일정한 요건 아래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을 말한다. 근로자의 귀책사유로 발생하는 통상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따른 해고이기에, 근기법 제24조는 정리해고 요건을 상대적으로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첫째, 근로기준법 제24조에 따라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존재해야하고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며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대상자를 선정해야하며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기준 등에 대해 근로자 대표에게 해고하고자 하는 날 50일 전 까지 통보하고 성실히 협의해야한다. 

일정 인원 이상의 대규모 정리해고를 할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에 신고해야하고, 정리해고 역시 해고의 한 유형이므로 명문규정이 없더라도 해고의 일반적인 규정이 적용된다. 이러한 판단기준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고정적이지 않으므로, 개별적인 사정들과 당시 경제·사회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한다.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해당 사업장에 정리해고를 할 만큼의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법률규정에 없어,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판례는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한 인원삭감이 객관적 합리성이 있는 경우”까지도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의 범위에 포함하는 등 그 요건을 점차적으로 완화하고 있다. 인원삭감의 필요성이 있는지 여부는 회사의 예상 매출수량 등 추정이 다소 보수적으로 이루어졌더라도 그 합리성을 인정한다. 

둘째, 정리해고를 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는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더라도 과잉인원을 해고하지 않고 노동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모색해야하고, 정리해고는 그러한 방안이 강구될 수 없는 경우에 보충적 수단으로만 허용된다. 코로나19 사태로 매출급감이 있더라도, 곧바로 한 정리해고는 정당한 해고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무급휴직이나 휴업 등을 실시 후 그럼에도 극복하기 힘든 상황일 때, 정리해고를 해야 정당한 해고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 

해고회피 노력에 대한 판단기준도 확정적 고정적이지 않다.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해야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판단기준이 달라진다. 사용자가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방법에 관해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해 합의에 도달했다면, 이러한 사정도 해고회피 노력의 일환으로 인정된다. 

셋째, 근기법은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기준을 정하고 이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해야한다(근기법 제24조 제2항). 따라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고 해고회피 노력을 다했음에도, 다른 방도가 없을 때 비로소 정리해고가 가능하다. 이 경우에도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기준으로 해고대상자를 선정해서는 정리해고의 정당성이 부정된다. 

대법원은 기본적으로 근무성적·업무능력·근무태도·입사시기와 같은 사용자 측의 사정과 집안사정·재산상태와 같은 근로자 측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해고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하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정리해고를 하려면 해고회피 방법과 해고자 선정기준에 관해 근로자 대표와 해고하려는 날 50일 전 까지 통보하고 성실하게 협의해야한다. 근기법이 협의 절차를 규정하는 취지는 정리해고의 실질적 요건의 충족을 담보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불가피한 정리해고라 하더라도 협의과정을 통해 쌍방의 이해 속에서 실시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다. 

여기서 협의란 근로자 대표와 사전 동의를 거쳐야 한다는 뜻이 아니라, 의견을 성실히 참고해 구조조정의 합리성를 갖춰야한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매출감소로 사업장에서의 정리해고, 권고사직 등이 빈번한 상황이다. 직장인 절반이 코로나19 사태로 무급휴직·권고사직·정리해고 등 고용불안을 겪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로도 심각한 상황이다.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앞서 언급한 정리해고의 4가지 요건을 모두 갖출 때, 비로소 정당한 해고로 인정받을 수 있으므로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 이 점을 유의해야할 것이다. (중기이코노미 객원=노무법인 원 김우탁 대표 노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