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에 대한 특검 측의 재판부 기피신청이 기각되자, 항고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3부는 양재식 특별검사보의 재판부 기피신청을 기각했다. 특검 측은 파기환송심 재판부인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 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가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재판을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피신청을 담당한 형사3부는 불공정한 재판을 염려할 객관적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고 결론내렸다.

이와관련 경실련은 20일 논평을 통해 “작년 대법원의 파기환송 재판 이후, 준법감시위원회 설치 등 해당 재판부의 양형고려를 위한 다양한 주문과 그에 따른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의 대응들이 있었다”며 “파기환송심 재판부와 이재용 부회장 사이의 법경유착의 합리적인 의심을 충분히 할 수 있는 가운데, 재판부가 그 핵심인물인 부장판사에 대한 기피신청을 기각했음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정준영 부장판사가 개인이 아닌 기업에 적용되는 미국 연방양형기준을 가져와 삼성 준법감시제 도입을 먼저 제안하고, 전문심리위원제도를 통해 그 실효성을 살피겠다는 계획 등, 이재용 부회장의 감형을 위한 방법임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는 사정이 계속 존재하고 있다”며 “특별검찰은 즉시 항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준법감시제도가 양형의 기준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정준영 부장판사가 단정적으로 준법감시제도 도입을 양형사유로 삼겠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도 “제1차 공판 때는 무관함을 밝힌 바 있지만, 제4차 공판 때는 양형사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바 있었다”며 “이는 기피신청 재판부도 일련의 사실조차도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미국 연방양형기준에서는 준법감시제도 작동 여부는 기업이 피고일 때 양형기준일 뿐이고, 기업의 최고 책임자에 대한 양형기준이 아님이 명백”하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특검 수사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이재용 부회장의 범죄행위가 명백히 드러났고, 그러한 취지로 대법원은 파기환송했다”며 “삼성 이재용 부회장은 저지른 범죄에 합당한 책임을 져야하는 것으로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사법정의 차원에서 대법원 판결의 취지를 충실히 반영하여 재판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경유착을 용인하는 재벌총수봐주기 재판결과를 또 다시 국민들이 보게 된다면, 이는 해당 재판부를 넘어 사법부 전반에 대한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