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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과 IT결합 “사물인터넷 산업 트렌드” 의류업 나이키 ‘암밴드’ 삼성전자와 경쟁…全산업 IoT 가능

기사입력2014-05-29 00:00

이창호 기자 (xg139@junggi.co.kr) ㅣ다른기사보기

한국앱전문가협회가 27일 개최한 ‘제2회 돌직구 세미나, 모바일 융합 비즈니스의 성공조건’에서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IoT(사물인터넷) 산업의 트렌드를 사례를 통해 설명했다. ©중기이코노미

구글이 지난 1월 자동온도조절장치를 만드는 네스트랩스라는 회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인수금액은 2006년 유투브를 인수한 금액의 2배에 달하는 32억달러였다. IT기업인 구글이 전형적인 제조업체 네스트를 인수하는데 이런 거금을 들인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27일 한국앱전문가협회가 개최한 ‘제2회 돌직구 세미나, 모바일 융합 비즈니스의 성공조건’에서 김지현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이것이 바로 IoT(사물인터넷) 산업의 트렌드”라며 “과거에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통신사, 인터넷 서비스 기업이 명확하게 구분돼 있었지만, 최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산업간 통합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을 의미하는 IoT는 internet of things의 약자다. 말그대로 모든 사물을 인터넷으로 연결해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이다.

구글이 인수한 네스트가 만드는 자동온도조절장치의 기본골격은 이미 오래전부터 우리 생활에 들어온 홈네트워크와 유사하다. 외부에서 집안의 에어컨이나 보일러를 작동시켜 온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네스트는 여기서 한발 더 나갔다. 사람들이 온도를 조절하는 패턴을 저장해 자동으로 온도조절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김 교수는 “구글이 원한 것은 바로 네스트가 축적한 빅데이터”라고 지적했다. 빅데이터를 이용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제공할 수 있는 토대를 닦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든 또다른 사례는 나이키다. 스포츠의류업체인 나이키는 센서를 장착한 신발과 암밴드를 기반으로 나이키플러스라는 러닝전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센서를 통해 수집한 러닝코스와 거리, 속도와 기록 등 러닝의 내역을 아이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간의 내역을 이용해 운동코스를 조절하거나 기록을 갱신하는 등 운동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 상품이다.

나이키는 의류업체지만 이 암밴드의 경쟁상대는 스포츠의류업체가 아니라 삼성전자다. 김 교수는 “한 사람이 동시에 여러 개의 스마트워치를 착용하지는 않는다”면서 “갤럭시 기어를 생산하는 삼성전자와 나이키가 시장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는 게임업계와도 얼굴을 맞대게 됐다. 나이키플러스를 이용하는 친구들과 서로의 코스나 기록을 주고받을 수 있으니 게임의 요소도 들어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IoT산업은 세계적인 거대기업이나 첨단 IT기업들만의 전유물도 아니라고 김 교수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바비인형 제조사로 유명한 미국의 메텔 역시 IoT기술로 장난감을 만들고 있다. 아이들이 바비인형이나 장난감보다 아이패드를 더 선호하게 된 현실에 발맞춰서 아이패드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장난감을 만든 것이다.

전용 앱을 실행한 뒤 아이패드 위에 메텔이 만든 장난감 자동차를 올려놓으면, 화면에는 자동차에 맞는 도로가 나타난다. 장난감 자동차를 앞으로 밀듯이 움직이면 화면위 도로도 함께 움직인다. 장난감 자동차와 아이패드를 연결하는 기술과, 이를 화면상에 구현하는 앱이 하나의 상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배트맨의 배트카를 올려놓으면 고담시티(Gotham City)를 달릴 수도 있다.

유명게임인 앵그리버드와 함께 만든 게임 캐릭터 모양의 장난감은 게임을 손가락 대신 화면 위에 장난감을 올려둬서 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국내 중소기업인 원투씨엠 역시 이같은 IoT 융합으로 성공을 거둔 업체다.

이 회사는 모바일 스탬프서비스를 운영하며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커피전문점에서 10차례 방문하면 무료로 커피 한잔을 주는 이벤트를 할 경우 기존에는 종이카드에 직접 도장을 찍어주는 방식을 이용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스마트폰에서 전용앱을 실행한 뒤 자사 제품인 스탬프를 화면 위에 대면 정보를 저장하는 스마트 스탬프 서비스 에코스(echoss)를 개발해 서비스 중이다.

단순히 스탬프 횟수만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교환권 및 상품권 사용, 멤버십 스탬프 적립 등을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함께 운영하고 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이 시스템을 도입해 가맹점을 가리지 않고 스탬프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김 교수는 이런 사례들을 소개하면서 “IoT 산업은 복잡한 기술이나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산업, 모든 제품에서 IoT를 이용할 수 있다”며 “2020년에는 안경, 시계, 체중계 등 어떤 디바이스에서도 데이터를 만들고, 이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기계와 기계가 대화를 나누는(M2M) 기술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