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과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준), (사)전국대리기사협회는 공동으로 지난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특고·프리랜서 노동자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의 설치를 요구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사회적 대화’의 판을 키우자는 주장이 나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노동계와 재계를 연이어 만나며 사회적 대화를 추진한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대화의 한 축인 한국노총이 노사정을 뛰어넘은 큰 틀의 대화의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한국노총은 26일 성명을 통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전국민에게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는 만큼 위기극복을 위한 논의도 노사정 만이 아니라 시민사회·종교계까지 포괄하는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형태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29일에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다양한 주체들이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에 대한 내부 결론을 낼 예정이다.

한국노총은 “지난 4월21일 국무총리실을 통해 사회적 대화에 대한 제안을 받은 바 있으며, 이후 내부적 논의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남길 고통의 폭과 깊이는 가늠조차 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의 시급성, 중대성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며, 사회적 대화에 대한 동참 의지를 드러냈다.

양대노총 중 하나인 민주노총 역시 지난 17일 사회적 대화를 제안하고 나선 바 있고, 정세균 국무총리가 지난주 노동계와 재계를 두루 만나 사회적 대화의 조건은 무르익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누가 만나느냐와 무엇을 논의하느냐, 두 가지가 사회적 대화의 성사 여부는 물론 성공 여부도 가를 전망이다.

◇사회적 약자 당사자 참여에 외연확장까지=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17일 브리핑과 18일 국무총리 면담에서 “코로나19 원포인트 노사정 비상협의”라는 표현을 썼다. 노사정이 모여 “원포인트”로 대화하자는 것이다. 대화 내용도 “해고 금지와 사회안전망 확대”로 구체화 했다.

노사정 대화를 위한 상설 회의체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가 있지만, 민주노총은 여기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내용과 형식 모두 “원포인트”인 사회적 대화를 하자고 나선 것이란 관측이 있다.

반대로, 일부 언론에서는 경사노위에 참여 중인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의 주도권 싸움을 위해 민주노총에 경사노위 참여를 압박할 것이란 보도도 나온 바 있다.

경사노위는 지난 3월 이미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정 선언’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선언에는 한국노총과 경총, 대한상의, 중소기업중앙회가 참여했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26일 성명에 “경사노위”란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 대신 “사회적 약자”가 등장했다.

한국노총은 “경제위기의 최대 피해자는 항상 사회적 약자였으며, 그 중에서도 영세사업체, 사내하청, 특수고용노동자, 플랫폼·프리랜서노동자들이 한계상황에 직면하게 된다”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우선적인 보호와 미비한 제도의 강력한 보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23일 한국노총과 플랫폼·프리랜서 노동자협동조합협의회(준), (사)전국대리기사협회는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플랫폼·특고·프리랜서 노동자 당사자들이 참여해 정부지원대책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효과를 제고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의 설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역시 코로나19 극복과정에서 노사정 외에 시민사회와 종교계의 힘을 모으는 방안을 고민한 바 있다. 16일 중앙집행위에서 확정한 ‘코로나19 경제위기 대응 상반기 사업계획’을 보면, “사회연대 전선을 구축·강화하기 위해 385개의 범시민사회종교단체를 추가 확대해 해고금지, 총고용보장을 핵심 요구로 한 전국적인 시민사회종교연대체를 구성하고 광범위한 사회연대전선을 구축”하겠다는 목표가 명시돼 있다.

특히 노사정 이외의 주체가 참여할 경우, 노사가 평행선을 긋고 대립하는 구도에 부담을 느껴 대화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적 대화의 판이 커진다면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 취약계층 당사자의 참여를 기본으로, 사회안전망 확대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이 있는 시민사회와 종교계 등의 참여가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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