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로 고통받는 비정규직은 물론 소상공인·자영업자까지 포괄하는 고용위기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여당과 노동계가 고용보험 확대를 입법과제로 삼자고 발표함에 따라 전국민 고용보험 첫발을 내딛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은 지난 1일 고위급정책협의회를 열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고용안정과 취약계층 보호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고용보험 밖에 있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제도 마련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취업자에 대한 교육과 지원금제도를 통합한 실업자 보호대책으로, 올해 첫 시행을 앞두고 있다.

양측이 합의한 우선입법과제에도 특수고용과 플랫폼 노동자, 예술인 등 고용보험 사각지대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 산재보험에서 적용되는 대상 외 모든 직종과 업종에 고용보험 당연적용(의무가입)”과 “디지털 플랫폼 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 전면 적용”이 입법될 경우,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금보다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민주노총도 지난달 17일 사회안전망 전면 확대를 주장하면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도입”을 주장한 바 있다. “특수고용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와 자영업자 고용보험 전면 가입”이란 요구사항은 취약계층과 함께 자영업자도 포함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노총은 지난 1일 고위급정책협의회에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고,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고용안정과 취약계층 보호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취업자의 절반 이상 고용보험 미가입=고용보험 가입 확대의 필요성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가 확산되면서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코로나19 대응 고용정책 모색’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8월 현재 전체 취업자 중 고용보험 가입비율은 49.4%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가입자 모두가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18개월동안 180일 이상 근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이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7개월 이상 근속한 고용보험 가입자는 전체 취업자의 41.6%에 불과하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병희 선임연구위원은 특수고용직 등 고용보험 적용 제외대상 6.5%와 비임금 취업자 24.9%를 법적 사각지대로, 고용보험 가입대상임에도 가입하지 않은 13.8%는 실질적 사각지대로 구분했다.

이병희 연구위원은 “코로나 위기는 우리 노동시장 구조와 고용안전망의 취약성을 드러낸다”며, 특수고용직과 예술인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미뤄서는 안된다고 제언했다. “10년이 넘는 논의에도 불구하고 아직 법제화되지 못한 현실”이 고용보험의 취약성을 가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를 미룰 수 없다”며, 자영업자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가입 확대해야=자영업자는 현재 자신의 선택으로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임의가입 대상이다. 하지만 가입률이 저조해, 경제위기에도 보호수단이 부족한 취약계층으로 꼽힌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저소득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강화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은 2005년 가능해졌고, 실업급여 혜택은 2011년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50명 미만의 직원을 두고 있는 자영업자는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업을 하고 있으면 언제든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고용보험에 가입한 자영업자는 점차 늘어나 2019년 2만2529명을 기록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2018년부터 소상공인을 상대로 고용보험료도 지원한 결과다. 그러나 지원대상이 근로자를 사용하지 않는 1인 소상공인이란 한계가 있다.

박충렬 입법조사관은 보고서에서 1인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더라도 기준보수 4등급에 미치지 못하는 모든 소상공인의 고용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 기준보수와 관계없이 고용보험에 가입한 모든 소상공인의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 고용보험료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지원사업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고, 따로 신청하지 않아도 자격이 되면 지원을 받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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