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3년. 우리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 일본의 수출규제 그리고 코로나19 등 각종 악재에 직면하면서도,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며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 세계경제 불황이 점쳐지고 산업구조 변혁이 예견되는 등 현실이 녹록하지만은 않다. 새 기회를 찾아 나서기 위해서는 추격성장 시대의 후진적 대·중소기업 관계를 혁신을 위한 협력관계로 바꾸는데 초점을 맞춰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제안도 나온다.

코로나19 등 악재 속에서 도약의 기회 찾아야

장윤종 포스코경영연구원 원장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7일 개최한 ‘문재인 정부 3년 대외경제정책 성과와 과제’ 세미나에서 “문재인 정부는 지난 3년간 미·중간 무역전쟁 심화, 일본의 핵심부품 수출금지, 5G미래시장 선점 경쟁 등 위협적인 도전들을 극복하고 3만 달러 경제에 안착했다”고 평가했다.

미·중간 무역전쟁은 미·중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이슈이지만, 지난해 ICT수출은 역대 최고인 1976달러를 기록하며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차지했다. 또,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 이후 대일본 무역적자 규모는 1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져 무역역조가 개선됐으며,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자력화 기회로 활용하기도 했다. 이 뿐만 아니라 2등은 의미가 없는 5G 선점의 한·중·일 간 치열한 경쟁에서 한국은 세계 최초 5G상용화를 이루기도 했다.

장 원장은 이처럼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인 만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도약의 계기로 활용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코로나發 미·중 간 충돌 가능성에 주목해야

장 원장은 특히 코로나발 미·중 간 충돌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코로나19는 중국의 현상이자 중국의 위기였지만, 현재 중국은 코로나19를 극복하고 경제 정상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일 양회(兩會,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개최를 계기로 대대적인 경기부양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고,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경제 정상화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향후 중국과 미국의 경기는 대조적 양상을 보일 조짐이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GDP 경쟁에서 앞서가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 미국의 견제로 인해 세계정세가 긴장의 구도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 장 원장의 진단이다.

우리나라는 이 틈새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 최근 두산인프라코어에 중국으로부터 굴착기 주문이 확대된 것과 같이 중국의 경기부양이 우리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하게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산업구조 변화 이끌어야

장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산업구조 변화를 ▲전통산업의 대경쟁 시대 돌입 및 공급과잉 해소 진전 ▲디지털전환, 데이터경제로의 변화 가속화 ▲낭비제거, 과소 소비 및 순환경제로의 변화 가능성 등으로 분석했다.

◇전통산업 대경쟁 시대 및 공급과잉 해소 진전=수요 감소로 인해 전통 제조업 중에서도 글로벌시장 지향성이 높은 자동차, 철강, 디스플레이 등의 산업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그 가운데서도 우리나라가 주목의 대상이 될 전망이다. 한국 브랜드가 글로벌시장에서 부각되면서 한국의 위상은 글로벌 대체 공급기지로 그 역할을 하고, 중국과 경쟁중인 하이테크 분야에서 한국산 선호도가 높아지며,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의료 선진국으로의 위상이 부각될 수 있다.

◇디지털전환, 데이터경제로의 변화 가속화=전통 오프라인 서비스가 몰락하고, 공유경제 모델의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증가하면서 온라인 서비스가 부상한다. B2C 소비와 금융의 온라인화가 확산되고 넷플릭스, 마켓컬리 등 구동경제의 부상도 예견된다. 오프라인 구매를 선호하던 중장년 소비층의 온라인 전환이 확대되고 있어, 전통 하드웨어 자산의 가치는 하락하고 온라인 플랫폼 경제로의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낭비제거, 과소 소비 및 순환경제로의 변화=EU의 기후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환경정책은 코로나19 이후 순환경제로 확대·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제조업 분야에서는 제품 전주기를 고려한 생산 효율화, 맞춤형 소량 다품종 분산형 생산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와함께 장 원장은 지난해 일본의 수출규제와 올해 코로나19 사태는 우리 경제의 위기이지만, 혁신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변화의 추종자가 아닌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혁신 협력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제도적 노력을 강구할 것을 주문했다. 추격성장 시대의 후진적 대·중소기업 관계를 혁신을 위한 협력관계로 전환하는 환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이 보유한 IP, 노하우, 인프라 등을 중소기업·협력업체와 공유하고, 대기업·협력업체 간 경쟁사 납품을 허용하는 크로스보더의 정착도 필요하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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