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처인구 컴퓨터업체에서 17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하면서, 재난기본소득으로 받은 지역화폐로 결제하자 1만원의 웃돈을 요구했다. 처인구 수족관업소에서는 2만5000원짜리 물품을 2만7000원에 판매했다. 화성 동탄구 의류점에서는 옷가격 이외 부가세 10%를 추가로 요구했다.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이 재난기본소득 차별거래로 신고된 수원·용인·화성·부천 지역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적발한 사례 중 일부다. 20명의 특별사법경찰단은 단 하루 동안 미스터리쇼핑(손님을 가장해 조사하는 방식)을 통해, 현금과 신용카드로 받은 재난기본소득·지역화폐를 차별한 15개 업소를 적발했다. 

이와관련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들에 대해서는 전원 예외없이 여신전문금융업법(신용카드)과 전자금융거래법(지역화폐카드) 위반으로 고발조치하고, 신용카드 가맹과 지역화폐 가맹을 취소시키고 전산상 허용업체에서 배제해, 향후 신용카드와 지역화폐 결제(재난기본소득 및 정부지원금 결제)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며 “지방세조사팀으로 매출조작 여부 세무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시군까지 조사팀을 대폭 늘려 신고가 들어오는 대로 신속하게 모두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을 물어, 최소한 경기도만큼은 ‘새롭고 공정한 세상’을 만들고, 선량한 다수 자영업자들과 소비자들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특사경을 통한 전격적인 조사와 함께 단호한 대응을 전하는 기사에 달린 댓글 중,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는 “역시, 이재명”이란 표현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내놓은 대책이란 게, 가려운 곳을 찾아 바로 긁어줬다는 점에서 공감이 가는 댓글이다. 수일내 지급되는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본래 취지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만든 정지작업이란 점에서 특히 그렇다.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및 지급수단을 둘러싼 논란이 여전하다. 극우·보수 언론 및 집단이 주도해 긴급재난지원금 취지를 왜곡하는 기사·기고를 쏟아낸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긴급재난지원금에 기부금 처리라는 이상한 모양새를 덧씌운 이유도 이들의 저항 때문이다. 

또 재난기본소득(지원금)으로 지급된 지역상품권을 할인 판매하는 일부 사례를 과장해, 재난기본소득(지원금)의 기능을 폄하하려는 시도 또한 잇따른다. 이런 시점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고발조치와 함께 강도 높은 행정제재 천명은, 경기도 지역에서만큼은 최소한 재난기본소득 오남용 및 차별거래를 근절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같은 이유로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앞서 정부 역시 경기도보다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한다.

아울러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분투하는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에게도 당부한다. 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가 지역화폐로 재난지원금(기본소득)을 지급하는 이유는 골목상인이 겪는 어려움을 헤아렸기 때문이다. 소비자인 국민이 사용기한·사용처가 제한된 지역화폐를 흔쾌히 수용한 이유도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 스스로 나서 공동체 존속을 해치려는 일부의 일탈행위를 제재해야한다. 그러하지 못하면 일부의 일탈은 다수로 확산되고, 재난지원금은 언 발에 오줌 눈 효과에 그칠 뿐이다. 결국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이 무너지고, 국민과 정부 모두 공멸할 수 있음을 기억해야한다. “차별거래 행위는 공동체의 이익을 훼손하는 반사회적 행위”라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말은 그래서 설득력있다. 

영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궁박한 처지를 모르지 않지만, 우리 공동체의 미래를 위해 자정노력에 더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 중기이코노미 논설위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