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구상금 청산을 위한 乙들의 연대, 코스트코 구상금 면제를 위한 북구대책위원회 등은 지난해 1월 국회에서 윤종오 전 울산북구청장의 부당한 구상금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사진=한상총련>

윤종오 전 울산 북구청장은 2010~2014년 재임당시, 지역상권과 중소상인·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계 자본인 창고형 매장 코스트코 설립허가를 반려했다. 이후 코스트코가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한 북구청은 4억원에 이르는 피해보상금과 소송비 등을 윤 전 청장에게 구상금으로 청구했다. 이로인해 윤 전 청장은 살고 있는 아파트까지 경매로 내놓는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지역의 노동자와 상인단체 등은 대책위원회를 조직하고 구상금 면제를 정부에 촉구하는 국민청원을 하는 등 다방면의 활동을 벌였고, 지난 20일 이동권 울산 북구청장은 결국 윤 전 청장의 구제안을 수용했다.

정략적 판단도 있었겠지만, 대책위를 비롯한 상인들과 시민들의 끈질긴 설득의 힘으로, 살고 있는 아파트가 경매에 처해질 만큼 강도 높은 고난을 겪고 있던 전 구청장 입장에서는 ‘구제의 길’이 열린 셈이다. 

구상금 면제 해결을 함께 해온 ‘코스트코 구상금 청산을 위한 을들의 연대’ 뿐만 아니라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한상총련)등, 이번 사안에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던 단체도 환영의 목소리와 함께 조속한 마무리를 위해 울산 북구의회에 즉각적인 의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상총련은 지난 22일 논평을 통해 “윤 전 청장이 북구청장 재임 당시 지역상권과 중소상인·자영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창고형 대형매장 설립 허가를 반려했다. 지역을 지키려했던 행정수장의 권한이자 판단”이라며, “울산 북구의회가 구상금 문제가 시급히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지체 없이 의결할 것”을 촉구했다.

울산 북구청장의 이번 결정에 따라 이 안은 이르면 6월 북구의회 정례회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흐름을 감안하면 북구의회에서도 큰 변수가 없으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돌발변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북구의회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구상금 면제가 될 경우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단다. 이와 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의원의 소속정당 의원수가 전체의 절반을 넘지 못해, 표결 방향을 완전 뒤집기에는 어려워 보인다. 그럼에도 누굴 위한 반대인가 하는 부분을 따지고 들어가 보면 걱정스러운 부분이 있다.

을들의연대 등은 25일 기자회견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지난 1일 정례회에서 ‘채권면제 의결이 처리된다면 법적으로 문제가 생긴다’는 무지한 발언만 반복했으며, ‘이에 대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북구의회와 북구청에 근거도 없는 협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구의회의 구상금 면제 의결과 북구청의 이 결과에 대한 통지는 법령에 따른 행위”라, “이 절차에 위법성이 없기 때문에 북구의회 의원과 북구청장에 대한 법적 책임이 없으며, 감사 청구, 주민 소송의 대상도 아니다. 이는 행정안전부 뿐만 아니라 법제처 해석과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과 일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지만, 10년 전 만하더라도 대형마트는 상권 생태계 최상위에 오를 만큼 강력한 포식자라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었다. 상황이 이러니 골목상권 사수를 임무로 하는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최대한 강력한 행정 집행을 하는 것은 시민을 위한 행위로 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법은 그런 의지를 감정적으로 이해해주지는 않는다. 그렇다보니 누군가에는 너무 당연하고 고마운 행정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위법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일부 정치인들이 명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채 하는 ‘법 타령’은 오히려 피해자만 늘게 할 우려가 있다. 결국 소상공인들이나 지역상인들의 목소리와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를 더 구축하겠다는 의지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때문에 오는 6월 있을 울산 북구의회의 ‘코스트코 구상금 및 소송비용 일부면제 청원의 건’ 의결에 쏠린 시선은 더욱 엄중하다.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스스로 증명해보이길 바란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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