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 지역 최대 경제대국 인도네시아가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가장 많이 받는 국가가 되고, 아세안 지역 중심국이 될 것이란 주장이 나왔다. 미국 트럼프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은 글로벌 밸류체인 재편을 가속화하면서, 새로운 생산거점으로 아세안 지역이 부상했는데, 이 지역에서도 과감한 개혁정책을 추진하며 해외투자 유치에도 적극적인 인도네시아에 전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윤성 산업연구원 신남방산업실 실장은, 대한상공회의소가 28일 개최한 ‘인도네시아 경제투자환경 변화와 기업 대응전략’ 온라인세미나에서 “중국의 성장전략이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전환되는 뉴노멀시대에 진입하면서, 아세안 지역은 생산기지로서 비교우위가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민주정부 등장으로 개혁경제 정책에 따른 제조업과 인프라 확대를 강화 중인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지역의 중심국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자원의존도 높아 경제성장 미흡=인도네시아는 1만7509개 섬으로 이뤄진 세계 최대의 군도국가다. 2억7400만명 인구는 아세안 인구의 약 40% 비중을 차지한다. 한반도의 9배에 달하는 면적에 석유·가스·석탄·주석 등 자원이 풍부하고, 세계 2위의 열대 산림자원 보유국이기도 하다. GDP규모는 10조8920억달러, 아세안 지역 GDP의 약 34.9%에 달해 잠재력도 큰 시장이다.

넓은 영토, 풍부한 자원, 많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실질성장률은 저조하다. 이에 대해 신 실장은 “자원이 풍부한 국가가 자원개발에만 투자를 집중해 국가경제의 자원의존도가 높고,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을 발전시키지 못해 경제발전이 늦은 ‘자원의 저주’” 탓으로 설명했다. 또 권위주의 문화로 민주주의가 후퇴됐으며, 소득 불균형과 함께 만연한 부정부패가 경제성장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조코위 정부 재선…인프라 투자 확대=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는 드물게 직선제 대통령을 선출해 민주정권이 들어선 국가다. 지난해 4월 재선에 성공한 조코위 대통령은 2기 정부 취임사에서 ▲인적자원 개선 ▲인프라 프로젝트 지속 ▲법규의 간소화 ▲관료체계의 구조적 혁신 ▲자원의존도를 낮추고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부가가치산업 육성 등 5대 과제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조코위 정부는 1기 이어 2기 집권기에도 국책사업을 이어가며, 경제·산업 발전을 도모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코위는 지난해 8월 인도네시아 현재 수도인 자카르타를 새로운 지역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신수도 건설사업과 동시에 전국 각지에 최소 10개이상 광역도시를 설립해, 자카르타 소재지인 자바섬으로의 지나친 경제집중 현상과 지역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한다는 계획이다. 

◇한-인니 CEPA 발효로 교역 증가 예상=인도네시아는 지난해 우리나라와 한-인도네시아 CEPA협상을 타결했다. 이에따라 2017년 신남방정책 시행 후 증가했다가, 2019년 감소세로 전환한 양국간 교역량이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 정부의 성장 중심 경제정책에 따라 건설업과 제조업은 전반적으로 유망한 업종이다. 세부적으로는 에너지, 핀테크, 정보통신기술(ICT), 유통, 물류서비스, 수송기계, 보건, 의료, 교육서비스 산업의 전망이 밝다. 

신 실장은 특히 ▲소비재 ▲디지털경제 ▲기자재산업에 우리기업이 진출하면 유리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한류열풍이 확산 중인 인도네시아에서 한국산 가공식품과 화장품의 인지도가 높아졌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면서 화장품과 생필품 수요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낙후된 금융서비스로 인해 금융시스템 수요가 늘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스타트업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따라 미국·중국·일본 등의 투자자들도 인도네시아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해, 향후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하는 전자상거래 및 공유경제 스타트업들이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수도 건설과 경제특구내 인프라 구축 등에 소요되는 기자재 수요 증가도 예상된다. 중화학산업 투자로 기계·부품·소재 부문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신 실장은 “인도네시아 현지 투자로 인도네시아 내수뿐 아니라 주변국 시장까지 노려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의 신남방정책과 인도네시아 조코위 정부의 정책방향을 고려했을 때 향후 수년간 호황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단순히 공장설립을 넘어 인력·기술지원프로그램 등 양국간 협의를 늘려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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