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지식재산청과 거래소는 올해 2월 상장기업·상장준비기업의 무형자산 관리·공시·평가·감사를 공동 지원하는 프로그램인 ‘IDEAS’를 시범운영했다.

IDEAS는 중요성과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식재산(IP) 등 기업 무형자산에 대한 공시와 시장참가자의 가치평가를 활성화함으로써 기업이 자본시장에서 직접금융을 통해 효율적으로 자본을 조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에 앞서 2013년 싱가포르 정부는 IP 허브 구축계획을 수립하고, 싱가포르 거래소는 IP 정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IP 등록·공시를 장려하고 공시지침을 제시했다. IP 공시지침에는 기술적 언어 등을 투자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사용하고, 해당 IP가 기업 재무·지배구조·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내용과 관련 법규 등에 대해서도 기술하도록 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국내 IP 직접투자 미흡…정보비대칭으로 가치평가 어려워

우리나라는 어떨까? 국내 자본시장에서 IP 직접투자가 여전히 미흡한 가운데, IP 기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IP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반투자자들의 IP 이해도를 높여 접근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한국금융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지식재산(IP) 투자 활성화를 위한 공시제도 개선’ 보고서에서 이지언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IP 금융은 최근 IP 담보대출과 같은 간접금융을 중심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IP 투자)은 아직 미흡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는 전년대비 43% 증가한 1조3000억원의 IP 금융이 공급됐지만, 이 중 86%가 은행 등의 IP 담보대출(4331억원) 및 보증(7240억원)이고, 우수한 IP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나 IP 자체에 대한 직접투자 규모는 1933억원에 불과하다.

이 연구위원은 국내에서 IP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진한 원인으로 자본시장 내 IP 기반 혁신기업과 투자자 간의 정보비대칭이 심각해 가치평가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혁신기업 투자 활성화 위해 IP 정보 투명성·접근성 높여야

IP 기반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일반투자자가 IP에 대한 가치평가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IP 정보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영업실적이나 유형자산이 부족한 혁신기업이 보유한 IP는 해당 기업의 가치평가에 상당히 중요한 정보로 작용할 수 있고, 실제 IP 공시가 기업 가치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다수의 연구결과도 나와있다.

따라서 혁신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코넥스 및 기술주 중심의 코스닥 상장기업과 상장준비기업의 자율공시를 의무공시로 전환하는 등 IP 공시를 확대하고, 싱가포르의 IDEAS 프로그램 처럼 공시확대를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견해다.

IP 내용 및 평가 등 정보를 제공하는 특허청·기술보증기금·기업신용평가회사에 산재해 있는 DB에 대해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는 단일통합 플랫폼을 거래소 내에 개설해, IP 정보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와함께 거래소, 금융감독원, 회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IP 등 무형자산의 객관적인 평가가 이뤄지도록 공정가치 인식을 확대하는 등 무형자산 회계방식을 개선하는 것도 요구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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