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을 하던 한 지인은 부부가 함께 운영해오던 가게를 잠시 아내에게 맡겨두고, 지난달부터 배달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한창 장사가 잘될 때는 배달원까지 두고 있었지만, 이제 지인의 고민은 배달 일을 본업으로 할지 여부다. 평소에도 간신히 운영했던 식당을 아예 폐업할지를 고민 중이다. 

대한적십자사 인천지사가 지난 5월12일 인천시 연수구 인천지사 구호창고 앞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대비와 취약계층에 긴급 지원할 코로나19 대응세트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인천의 ‘거짓말 강사’로 알려진 학원강사에게 감염된 인천의 택시기사는, 주말에 일산과 부천 등에서 돌잔치 사진사로 활동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했던 지인과 마찬가지로 삶이 그만큼 녹록지 않아졌다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 온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해도 이들 삶의 곤궁함을 해결하지는 못한다. 알바 자리를 구하기 위해 길게 늘어서 군중들 속에 폐업자영업자가, 꿈 많은 청춘들이, 한 때 잘나가던 직장인들도 합류한다. 

전문가들은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삶이 산업구조를 바꾸고, 언택트·온택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산업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하지만 생업에서 밀려나 알바 자리라도 찾아야만 생존이 가능한 이들에게는 남의 나라의 얘기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사회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정부가 예산을 조기집행하고 두차례 추경을 편성하면서까지 코로나19로 촉발된 경제위기 극복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다. 4월 들어 수출급감도 현실화됐다. 소비위축에 따른 서비스업의 위기가 제조업의 위기로, 다시 고용 위기로 전이됐다. 

정부는 당면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최우선 과제를 ‘사회취약계층의 생존권 보장’에 맞춰야한다. 새로운 일자리도 필요하지만, 노동자가 일터에서 쫓겨나지 않도록 하는 대책에 집중해야한다. 아울러 소상공인·자영업자가 가게 문을 닫지 않도록 하는 특단의 대책도 빠른 시일내 마련해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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