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회사체제내 복수의 자회사가 공동출자를 통해 손자회사를 설립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이 9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시행령 개정은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공정경제 성과 조기창출 방안’에서 수직적 출자구조 훼손행위를 방지하고, 지주회사 내부거래에 대한 감시장치를 강화하기로 한데 따른 조치다. 

종전 공정거래법 시행령은 하나의 손자회사에 대해 둘 이상의 회사가 최다출자자로서 동일한 지분을 출자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자회사와 지주회사 체제 밖 계열사 등 다른 회사 간에 합작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런데 이 규정이 지주회사와 자회사 또는 복수의 자회사간에 손자회사에 대한 공동출자가 가능하다고 해석되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공정위는, “실제로 (이 같은) 공동출자 사례가 지속 발생함에 따라 지주회사 체제의 장점인 단순·투명한 소유지배구조가 훼손되는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개정안은 손자회사의 정의(자회사의 보유지분이 특수관계인보다 많거나 같아야 한다) 항목에 ‘자회사 소유주식이 지주회사와 같은 경우’와 ‘자회사 소유주식이 다른 자회사와 같은 경우’는 제외한다는 규정을 신설했다. 제3자와 자회사간 공동출자는 가능하지만, 지주회사와 자회사 또는 복수의 자회사간의 공동출자에 의한 손자회사 설립을 금지했다. 

손자회사 공동출자 금지규정은 시행령이 공포된 날부터 즉시 시행된다.

이와 함께, 지주회사가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와 대규모 내부거래를 할 때, 이사회의결 및 공시를 의무화했다. 

종전에는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와 거래하는 경우는 지주회사 전환 촉진을 위한 혜택의 일환으로 이사회의결 및 공시 의무를 면제했다. 

공정위가 2018년 7월 실태조사를 한 결과에 따르면 지주회사의 자·손자·증손회사 대상 내부거래비중은 55.4%다.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14.1%)보다 훨씬 높게 나타나, 규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시행령에서 자회사·손자회사·증손회사와 대규모 내부거래시 이사회의결 및 공시 의무 면제규정을 삭제했다. 관련 규정은 7월1일부터 시행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