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5월들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9만3000명 증가한 반면, 임시근로자는 50만1000명, 일용근로자는 15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예기치 않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위기 속에서 불평등이 다시 악화되고 있습니다. 임시직·일용직·특수고용노동자, 영세 자영업자와 같은 취약계층에 고용 충격이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격차를 더욱 키우는 엄중한 상황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9일 국무회의 발언처럼, 코로나19로 인해 시작된 고용 충격은 취약계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10일 통계청의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9만3000명 증가했다. 반면 임시근로자는 50만1000명, 일용근로자는 15만2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1만8000명 증가한 반면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20만명, 무급가족종사자는 5만명 각각 줄어든 것도 눈에 띈다. 영세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해 고용을 유지하지 못한 것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 증가와 연관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일자리 위기의 쏠림 현상은 제조·건설업과 서비스업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서비스업의 취업자수는 4월에 44만4000명 줄어들었으나, 5월(-33만3000명) 들어 감소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반면 제조업은 4월(-4만4000명)보다 5월(-5만7000명) 취업자수 감소폭이 더 늘었다. 건설업 역시 4월 5만9000명에서 5월 6만1000명으로 취업자수 감소가 심화됐다. 

생활속 거리두기 시행과 재난지원금 지급의 혜택이 서비스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제조업과 건설업까지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으로 보인다.

편중된 일자리 위기 현상…고용보험 확대 등 사회안전망 중요

일자리 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적인 방편은 일자리 창출이다. 그러나 코로나19처럼 특수한 충격이 발생했을 때는, 고용 충격에 노출된 취약계층을 위한 고용안전망이 가동돼야 한다.

문제는 고용보험에 사각지대가 많다는 점이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5월, 기존 제도로는 “전체 취업자 2656만명 중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고용보험제도 밖에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고용보험 가입이 누락된 소규모 사업장의 임시·일용 노동자, 경력단절 여성, 청년 미취업자 등 구직자, 나날이 증가하고 특고·프리랜서 등 새로운 고용형태의 노동자들은 고용보험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었다.

결국 해법은 고용보험의 확대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이 점을 명시적으로 거론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고용안전망 구축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1차 고용안전망인 고용보험의 혜택을 넓혀 고용보험 사각지대를 빠르게 해소하고, 고용보험 가입 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감으로써 지금의 위기를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의 기초를 놓는 계기로 삼아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특수고용노동자의 4대 보험 적용 확대 등 취약한 업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노력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는 언급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제출한 고용보험 확대법안은 지난 5월 국회를 통과했는데, 이 과정에서 특수고용직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특수고용직의 고용보험 포함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으로 보여진다.

특수고용직 포함 입법 추진…전국민 고용보험 시대 로드맵 제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특수고용직을 제외한 고용보험법이 통과되자, “그간 다양한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확산에도 불구하고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이 이번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며, 올해 중 “특수고용노동자의 고용보험 적용을 위한 법안이 처리될 수 있도록 의지를 가지고 추진해 나가겠다. 전속성이 높은 직종을 우선 적용하되, 단계적으로 적용범위를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특수고용직과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은 2013년부터 추진됐다. 이를 두고 수차례 노사정 논의를 거쳐 2018년 7월 고용보험위원회에서 ‘특수고용노동자와 예술인의 고용보험 적용방안’을 의결했고, 같은 해 11월 관련 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것이다.

수차례 논의된 결과가 재차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자, 정부는 올해 말까지 전국민 고용보험 시대를 위한 고용보험 사각지대 해소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후 사회적 대화를 거쳐 고용보험 적용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대의견을 공론의 장에서 불식시킬 수 있을 지, 이 과정에서 사회적 대화가 효과적으로 작동할 지가 앞으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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