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착한 임대인운동에 동참함과 동시에, 인하해준 임대료의 절반만큼 세액공제를 해주겠다고 한 것은 적절했다. 자발적인 선행에 동참할 만한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다는 발상 자체가 좋았다. 깎아준 임대료의 절반을 정부가 부담하겠다는 방식도 효과적이었다.

문제는, 이런 지원이 시한부라는데 있다. 임대료를 인하해주면 절반만큼 세액공제해주는 시점을 올해 상반기로 제한했다.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장기화될 것이 확실시되는 시점에서, 착한 임대인운동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면 소상공인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 건물주들이 꼭 세액공제 때문에 임대료를 인하해준 것은 아니었겠지만, 정부가 이 지원을 일찍 중단하는 것이 도움이 될리 없다. 

이참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임대료를 깎아주는 건물주에게 상시적으로 세액공제를 해주는 입법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착한 임대인운동에 대한 지원을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선의를 당연시할 수는 없다. 선의를 갖고 행동하는 게 이익이 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합리적이고 효과적이다.

이 밖에, 소상공인을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만한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안 몇건이 국회에 발의됐다. 임대료 증감청구권 사유에 재난이나 코로나19와 같은 상황을 포함시키자는 개정안도 있다. 상반기부터 도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던 법안이다. 현행 임대료 증감청구권의 실효성을 높이자는 취지다.

긴급한 재난상황에서는 퇴거를 금지하거나 계약을 자동연장토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독일이나 스페인 등은 한시적으로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세입자를 퇴거시킬 수 없도록 하거나, 계약을 자동 연장하는 법안을 시행 중이다. 한국 역시 재난상황에서 영세소상공인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할 법안이다.

소상공인을 보호할 안전망을 시스템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는 해외 사례 수집과 함께 소상공인들의 의견수렴에 더욱 매진했으면 한다. 그리고 국회는 조속히 원 구성을 마무리 짓고, 코로나19 위기상황을 극복하는데 필수적인 법안을 만드는데 속도를 내주길 당부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쳐두지 않으면, 고통이 반복될 때 또다시 막대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사회안전망은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고통을 극복하는데 가장 유력한 수단임은 너무 당연하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