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는 듯하더니, 5월초 이태원클럽을 방문했던 확진자로 인해 다시 사태가 악화되던 즈음으로 기억한다. 문구류를 사러 들렀던 동네 문구점 사장님이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뉴스를 보고 있었다. 계산하려는 기자에게 그는 “이 와중에 클럽 이런 곳을 꼭 가야하나요? 이제 코로나 끝나는가 했더니”라며 착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강력한 수준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어느 곳보다 큰 피해를 입은 건 소상공인이다. 굳이 통계수치를 확인하지 않아도 누구나 안다. 그리고 그런 사실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건 소상공인연합회다.

소상공인연합회 임원 등 일부가 지난달 26일 강원도 워크숍에서 춤판·술판을 벌였다는 보도가 나오자, 소상공인연합회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이들을 질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사진=뉴시스/NSP통신 제공>

코로나19에 따른 외환에 더해 소상공인연합회는 지금 내부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 4월 소상공인연합회 임시총회에서 제3대 회장으로 선출된 배동욱 회장의 자격시비가 논란의 대상이다. 최근 소상공인연합회 한 회원은 배 회장을 상대로 법원에 ‘회장직무 집행정지 및 효력정지 가처분’까지 신청했다. 배 회장이 소속된 한국영상문화시설업중앙회가 회원이 거의 존재하지 않는 유령단체여서, 소상공인연합회 정관상 회장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걸그룹까지 초대해 음주·가무를 즐겨도 괜찮을 것이라는 발상, 그 자체가 놀랍다. 

소상공인연합회의 술판·춤판 워크숍 논란과 관련 배동욱 회장이 회원들에게 보낸 사과문도 문제다. “마치 워크숍 행사 전체가 여흥 위주로 흐른 것처럼, 이번 행사 자체를 깎아내리는 일부 매체의 보도가 있었다”고 했다. 또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워크숍 준비와 내용 모두 완벽했고, 문제될 것이 하나도 없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소상공인 혁신을 위한 강의와 토론을 진행했고, 방역협회에서 방역도 철저했다는 말도 덧붙이면서.  

이번 논란을 보면서 많은 자영업자·소상공인이 소상공인연합회의 존재이유를 묻는다고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기이코노미와의 통화에서 “지금 1000만원, 2000만원이 없어 쓰러져가는 소상공인이 한둘이 아닌데, 일부 임원의 사유단체 같은 소상공인연합회에 매년 수십억의 예산을 퍼주는 정부가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2014년 설립된 소상공인연합회는 소상공인 권익보호를 위해 설립된 법정단체다.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매년 예산을 받아 운영되며, 올해에만 29억원의 예산을 받았다. 단체 활동 과정에서 워크숍이나 관련행사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이 필사적인 노력을 하는 비상시국이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이 중단됐고 국민 모두가 일상의 많은 부분을 반납했다. 더욱이 국민 대다수가 자신보다 더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돕겠다며 ‘착한소비’ 운동까지 벌이고 있지 않은가. 

정부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는 단체라면, 세금을 내는 국민 눈높이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사업에 예산을 집행해야 하는 것도 상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재난으로 많은 소상공인이 폐업까지 걱정하는 위기국면이다. 그런 시점에 소상공인연합회 집행부가 어떤 일을 벌였는지, 겸허한 마음으로 자성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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