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아이폰 성능을 고의로 낮췄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재수사를 결정했다.

20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서울고등검찰청은 지난 15일 ‘아이폰 배터리 게이트’ 사건 항고신청을 인용해 서울중앙지검에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지난 2017년 아이폰 6~7시리즈에서 배터리가 30%가량 남았을 때 갑자기 꺼지는 ‘30% 배터리 버그’ 현상이 다수 발생하자, 애플이 운영체제(OS) 업데이트를 통해 구형 아이폰 성능을 고의적으로 저하시켰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애플은 배터리 성능저하에 따른 예상치 못한 종료를 예방하기 위해 전원관리를 업데이트했다고 설명했지만, 전세계 수많은 소비자가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에서도 2018년 1월 소비자주권이 구형 아이폰 성능을 조작했다며, 애플 대표이사 팀쿡과 애플코리아 대표이사 다니엘 디시코를 재물손괴죄·업무방해죄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이 올해 1월 불기소 처분을 내리자, 이에 불복해 같은 달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장을 제출했다.

소비자주권은 항고장과 함께 다른 나라 감독기구나 법원의 결정을 증거자료로 냈다. 소비자주권이 제출한 증거자료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 프랑스 경쟁소비부정행위방지국(DGCCRF) 등이 애플에 과징금이나 벌금 등의 제재결정을 내렸다. 

미국에서 진행된 집단소송에서도 애플은 소비자에게 최대 5억달러(약 6026억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국내에서는 6만3000여명의 소비자가 애플을 상대로 총 127억5000만원 상당의 배상금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