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동남아지역 국가는 외식문화가 발달했다. 지난 4월 초 싱가포르에서 서킷 브레이크(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기 직전, 유명 버블티 가게에 소비자가 몰려 줄을 서서 사재기하는 진풍경이 벌어졌을 정도다.

코로나19로 동남아에서도 비대면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구매가 더욱 활성화됐다. 특히 이동제한조치 등으로 외식이 어려워지자 이커머스로 식음료를 구매하는 경향이 늘었다.

반가운 소식은, 한국식품 K푸드가 한류를 등에 업고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싱가포르 온라인시장에서는 김·홍삼류·감자부추전·묵은지해물전 등 가공식품류는 물론 어묵·자반고등어·무안 햇양파·고구마 등 한국 식재료가 인기 아이템에 올랐다. 최근에는 국내 대기업 CJ·농심 등의 레토르트 식품도 싱가포르 이커머스시장에 본격 진출해 현지에서 매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식품류, 특히 신선식품은 유통·보관시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만큼, 수준 높은 물류 서비스가 뒷받침돼야 안정적인 해외수출이 가능하다. 대규모 물량이 이동하는 B2B의 경우 콜드체인이 구축돼 신선식품류의 국가간 물류이동이 용이하다. 하지만 개인간 거래가 주를 이루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서는 설비·비용 문제 등으로 콜드체인이라 부를만한 물류망이 미비하다. 콜드체인은 생산지에서 최종 소비자에 이르기까지 제품의 품질·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온도를 관리하는 저온 유통시스템을 말한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에서도 냉장배송 초기 형태의 신선식품 배송이 활발해져, B2C, C2C에서의 콜드체인 구축이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출발국의 공항과 인접한 곳의 냉장·냉동 창고에 신선제품을 보관하다, 도착국 공항에서 받자마자 근거리 냉장·냉동 창고로 옮겨 보관하는 방식이다.

한국산 식자재에 대한 동남아 현지의 관심이 증가하는 만큼 해외수출 기회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인도·태국·베트남 등 신남방으로의 농식품 수출액은 전년대비 6.1% 증가한 7억3084만달러를 기록했다.

농수산식품 수출기업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무료로 제공하는 해외식품 바이어 정보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바이어 정보는 관세청 무역정보와 신용평가회사 무디스 기업DB를 활용해 선별된 후 검증을 거친 후 제공된다. 해외활동이 제한되는 상황인만큼 aT는 온라인 화상상담 서비스도 지원한다. 

한편, 코로나19로 식음료 카테고리를 포함 전체적인 온라인거래가 증가하면서 글로벌 셀러들이 유의해야 할 점도 늘어났다. 

싱가포르는 최근 구매·지불·배송·제품 추적 및 반품을 포함 전체 전자상거래 과정과 고객지원 사례 등을 담은 전자상거래 표준을 선보였다. 한국·중국·일본 등 해외에서 많은 물자가 들어오면서, 전자상거래 관련 소비자 피해가 늘자 이 같은 조치를 마련했다. 

새로운 표준에 따르면 전자상거래업체는 통관수수료를 포함 세금 등의 가격과 반품시 요금 및 추가할증료 등을 사전에 명시해야 하고, 고객지원서비스 시간도 반드시 알려야한다. 셀러는 플랫폼에 제품을 올릴 때 가격뿐만 아니라 추가로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을 사전에 고지해야한다. 판매책임자 연락처 및 고객응대 가능시간을 명시하는 등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해야한다. 

최근 동남아는 세계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친환경·필환경 트렌드 영향을 받는다는 점도 감안해야한다. 제품의 친환경성뿐 아니라 얼마나 환경을 고려한 포장인지 여부가 현지 소비자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현지 유통 및 소매업계 전반에서도 비닐봉투, 포장재 사용 줄이기 등 다양한 친환경 대책을 도입하는 추세다. 친환경 트렌드에 이미 익숙해져 있는 국내 셀러가 포장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동남아 소비자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Qoo10 수출전략본부 통합지원팀 전상열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