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2일 국내 7개 저가항공사 사장단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찾아,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 연장을 요청했다.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은 180일이다. 기한이 연장되지 않으면, 3월부터 지원금을 받은 기업의 경우 8월말이면 정부지원이 중단된다. 코로나19에 따라 항공산업 전반이 위기에 내몰린 터라, 정부지원이 중단된다면 유급휴직으로 고용유지를 할 여력이 없어 해고할 수밖에 없다는 호소였다.

이후 7월28일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노사정협약이 체결되면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 연장이 확정됐다. 협약에 따라 정부는 특별고용지원업종에 한해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현재 항공을 비롯한 여행·관광업 등이 특별고용지원업종에 지정돼, 지급기한 연장대상이다. 

한시적 연장으로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고용유지지원금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제도를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용유지 노력에 지원을 보다 확대해, 해고를 최대한 방지하자는 주장이다. 

고용유지지원금은 일시적 경영난에 빠진 사업주가 해고대신 휴업·휴직 등을 시행해 고용을 유지하는 경우, 해당 직원의 인건비 일부를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다.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재고량 50% 증가 또는 생산량·매출액 15% 감소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해야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직접 피해를 본 기업은 이런 요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지원대상이다. 

이에 따라 고용유지지원금 지급액은 지난해의 10배를 훌쩍 뛰어넘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514개 사업장에 669억원이 지급됐다. 그런데, 올해는 7월28일까지 5만8000개 사업장에 9800억원이 지급됐다. 예산도 2조163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원금 지급대상 확대와 함께 지원금 규모도 늘렸다. 종전에는 연간 180일 이내로 중소·중견기업은 3분의 2, 대기업은 2분의 1을 지원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단계적으로 지원규모를 늘려,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인건비의 최대 90%까지 지원한다. 대기업 지원금도 확대해 인건비의 3분의 2를 지급한다. 

노사정협약에 따라 연간 180일 이내라는 요건이 일부 완화되고, 지원기간도 3개월 연장된다. 

그런데 노사정협약에서는 180일 요건 완화대상이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국한됐다. 다른 업종 사업주들이 지원기간 연장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아예 제도적으로 지원기한을 유연하게 늘릴 수 있는 법안도 제출됐다.

노사정협약 체결에 앞서 지난 7월24일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국회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경영상의 어려움이 지속되어 고용안정을 위한 조치가 필요한 업종의 경우에는 한시적으로 1년의 범위에서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을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필요시 고용노동부장관이 1년 이내로 지급기간을 늘릴 수 있도록 하자는 법안이다.

지원금 지급대상 요건을 더 완화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는 “전체 근로시간의 20%를 초과한 휴업 또는 1개월이상 휴직을 실시한 기업이 지급대상이다. 

한국노총 김동명 위원장은 지난 7월29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유급휴업 기간과 상관없이 바로 무급휴직에 들어가더라도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요구했다. 경영악화로 당장 휴직수당을 주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한다는 이유에서다.

휴업규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 자동차산업협회 정만기 회장은 지난 7월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위한 휴업규모율 요건을 100분의 20에서 과거처럼 15분의 1(약 6.7%)로 완화”하고 “고용유지지원금 지원기준을 전 사업장에서 생산·영업·연구개발 등 사업부별로 전환하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연구직 등이 근무해도 생산직이 휴업을 할 수 있으니, 사업부별로 따로 판단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원해달라는 입장이다. 

7·28 노사정협약에는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의 개선·보완책을 마련”한다는 합의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어떤 방향으로든 제도개선이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가 어떤 의견을 제도개선에 반영할지 지켜볼 일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