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올해 3월31일 현재 주요 100개 금융회사의 사외이사 416명을 ▲전문성 ▲고위공직자 및 금융관련 연구원 출신 ▲친정권 정치활동 ▲이해관계 및 이해충돌 ▲학연 및 기타 친분관계 등 5가지 기준에 따라 평가했다.

그 결과 이해관계 및 이해충돌 외에 전문성 검증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외이사는 22명, 고위공직자 및 금융관련 연구원 출신 26명, 친정권 정치활동 경력 14명, 학연 등 기타 친분관계 19명 등으로, 이들 131명(31.5%)은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해관계 및 이해충돌의 검증이 필요한 경우로는 계열회사 또는 계열공익법인 임직원 출신, 전략적 제휴 및 우호주주, 소송대리·법률자문, 외부감사인을 맡은 회계법인 등과 관련된 경력이 있는 사외이사들을 꼽았다.

예를 들어, 보고서는 삼성생명의 허경욱 이사에 대해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삼성생명 및 계열사에 법률자문을 제공하고, 지배주주 이재용 부회장의 형사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태평양에서 고문으로 재직 중”이란 이유를 들었다.

또 삼성화재 박대동 이사는 “19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일했는데 율촌은 회사의 부동산펀드 대출거래 자문(2015), 삼성SRA자산운용 부동산펀드 투자거래 자문(2015), 자살보험금 관련 분쟁에서 삼성생명을 대리(2017) 하는 등 회사 및 계열사들과 거래관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규 이사(삼성자산운용)에 대해서는 “2017년 김앤장의 의뢰를 받아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다는 의견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이해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른 금융사의 경우를 보면, BNK금융지주의 손광익 이사는 “부산롯데호텔, 롯데쇼핑 등에서 재직했으며 롯데그룹은 BNK 금융지주의 11.14%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라는 이유로 이해충돌의 검증이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최근 사모펀드 사태에서 보듯이 금융회사는 주주뿐만 아니라 예금자, 투자자 등 금융소비자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에 일반 회사들보다 사외이사의 전문성·독립성이 더욱 강조될 수밖에 없다”며 “반면, 금융회사들은 비상장이 많아 주주총회에서 외부주주들에 의한 견제가 이뤄질 수 없는 만큼, 연차보고서나 사외이사 추천내역 공시 등을 강화해 금융회사 스스로 자격검증 노력을 강화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