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체감경기 2달 연속 하락세 

지난달 말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발표한 ‘소상공인시장 경기동향 조사’ 7월 자료에 따르면, 소상공인 7월 체감경기 BSI는 68.1로 6월(82.6)보다 14.5p 떨어졌다. 전통시장 7월 체감경기 BSI도 55.7로 6월(79.2)보다 23.5p 하락했다.

BSI는 경기가 ‘악화됐다’는 응답과 ‘호전됐다’는 응답을 모아 수치로 나타낸 지표다. 100 이상이면 ‘호전됐다’는 응답이 많은 것이고, 100 미만이면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다는 의미다. 공단은 매달 소상공인 2400개사와 전통시장내 점포 1300개사를 대상으로 체감경기 BSI와 경기전망 BSI를 조사한다.

소상공인 체감경기 BSI는 코로나19 발생 이후인 3월(29.7) 최저치를 기록한 뒤, 지자체들이 지원금을 풀기 시작한 4월 들어 73.8로 급등했다. 이어 정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5월에는 88.3까지 올랐다. 앞으로의 경기를 전망하는 전망 BSI는 한달씩 앞서 조사하는데, 4월 당시 조사했던 5월 전망치는 99.5까지 올랐다. 2019년 7월부터 올해 8월 사이 최고치였다.

그러나 6월과 7월 두 달 연속 체감경기 BSI가 하락하고, 경기전망 BSI 역시 둔화되면서 소상공인 안전망 구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소상공인이 느끼는 체감경기 악화 원인(복수응답) 1위가 ‘코로나19 유행(40.8%)’, 2위가 ‘재난지원금 효과가 길게 유지되지 않아서(38.0%’)라는 응답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불가피한 현실에서 소상공인 보호를 위한 안전망이 시급하다는 의미다.

정부도 저신용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5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 융자를 시작하는 등 소상공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주된 정책은 디지털화 지원 등 거시적인 방향 전환 중심이다. 소상공인에게 자금을 지원하는 역할은 주로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한다. 지자체 역시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정책자금이 주된 정책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와 재난지원금 지급 이후 새롭고 적극적인 지원을 택한 지자체도 있다.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생존자금’을 직접 지원하는 서울시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는 매출 2억원미만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월 70만원씩 2회, 총 140만원을 현금으로 지원하기로 하고 지난 6월부터 신청을 받았다.

7월6일 현재 신청 건수는 53만7796건을 기록해, 당초 예상치인 41만건보다 12만7000여건 더 많다. 이중 심사를 거쳐 47만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1회차 지원금 3260억원을 지급했다. 7월 하순부터 2회차 지원금 지급이 시작됐다.

서울시가 자영업자 생존자금을 받은 자영업자 2713명을 대상으로 사용처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소상공인이 자금운영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문제가 드러난다.

지원을 받은 자영업자 중 47%(1265명)이 자금을 임대료 지급에 사용했다고 응답했다. 2위와 3위인 재료비(16%)와 인건비(10%)를 합쳐도 임대료에 미치지 못했다. 소상공인을 위한 안전망 구축시 임대료 지원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나온다. 

이미 착한 임대료 운동에 대한 세액공제 연장 등이 노사정협약에 포함된 바 있다. 임대료를 인하한 건물주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과 함께, 재난상황에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임대료 직접 지원도 고려해볼 만하다. 

임대료감액청구권 행사를 지원하는 방안이나 공정임대료 등 지자체 정책을 중앙정부가 채택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 소상공인 지원의 최일선은 지자체가 맡는다 하더라도, 이를 뒷받침하는 중앙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건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