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열릴 예정인 국회 국정감사에서 5G 품질 문제가 다뤄질지 모르겠다. 최근 국회 입법조사처가 발간한 ‘2020 국회 국정감사 이슈분석’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보고서에 ‘5G통신 품질 향상’이 포함됐다는 점이 예사롭지 않다. 사실 국회 입법조사처가 아니더라도 5G 품질 논란은 이미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주제이기도 하다.

보고서는 영국 시장조사기관의 조사결과를 토대로, “우리나라의 5G 서비스가 다른 나라의 서비스에 비해 비교적 높은 속도와 접속 시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그간 홍보한 속도에 크게 못 미치고 24시간 중 3.4시간만 5G망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5G 서비스 기지국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설치”돼 있어 지역간 격차가 크다는 점도 문제로 들었다. 2020년 5월 기준으로 서울(24.3%)과 경기(22.1%)에 절반 가까운 기지국들이 설치돼 있는 반면, 부산(7.8%), 대전(4.3%), 대구(5.3%), 광주(3.5%)에 설치된 기지국은 20.9%에 그쳤다.

5G 품질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이통사와 소비자 사이에 품질논란에 대한 인식차이가 적지 않아 보인다. <사진=뉴시스>

기지국의 지역간 격차는 소비자들이 느끼는 5G 품질과 이통사 주장 사이의 간극과도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최근 과기정통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통신사들은 서울의 경우 임야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힌 상태다. 게다가 이 커버리지 정보가 실제보다 과대표시되지 않았다는게 표본 점검 결과다.
 

이에 대해 참여연대는 “다수의 5G 이용자들의 불만이 이미 기지국 시설이 설치된 지역이 아니라 미설치 지역 또는 실내 등 음영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조사결과에 의문을 표했다. 

과기부 조사뿐만 아니라, 이통사들의 인식도 소비자들의 체감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통3사 대표들간의 지난 7월 간담회에서는, 한국 이통3사의 5G 서비스 가용률이 세계에서 2~4위를 차지했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한다. 이통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순위에 주목하겠지만, 24시간 중 3.4시간만 5G망에 접속할 수 있는 상황에 소비자가 만족하긴 어렵다.

이통사들은 연이은 5G 품질 논란에 적극적인 투자계획을 밝히며 대응하고 있지만, 지역별 속도 등 정보 공개 요구나 5G 사용이 원활하지 못한 데 대한 소비자들의 피해보상 요구에는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미 5G 이용 가능한 지역이나 기지국 설치 예상일 등을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채 전국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다고 오인하는 광고를 냈다는 이유로 공정위에 신고가 들어가 있는 상태다.

여기에 국회까지 5G 국감을 열고 이통사들의 책임을 따져묻는다면 일이 더욱 커지게 된다. 

그보다 앞서, 이통사 스스로 정보를 공개하고 소비자 요구에 응하는 모습을 보이는게 최선이다. “(이통사들이) 홍보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현재의 5G 통신 품질을 소비자에게 정확히 알려야 한다”며, 커버리지 외에 속도와 향후 통신망 구축 계획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입법조사처 보고서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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