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새로운 쇼핑 트렌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뉴시스>

최근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펴낸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식음료 소비행태 변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 대상 조사결과, 응답자 20%의 쇼핑 트렌드가 코로나19 기간 중 바뀌었다.

이중 63%는 코로나19 이후에도 변경한 쇼핑 트렌드를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새로운 장소에서 쇼핑(17%)을 했거나, 가장 선호하는 쇼핑장소를 변경(14%)한 응답자들 역시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코로나19 시대 들어 먹고 마시는 식음료 시장이 변화했다는 것은 다양한 경로로 확인할 수 있다. 소매유통 시장 전반이 거대한 변화를 맞이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현재의 트렌드가 유지된다면, 새로운 시대의 표준(뉴노멀)이 자리잡는 과정이란 해석이 맞아떨어질 수도 있다.

먼저 소매유통 전반의 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감소한 반면 온라인 업체들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백화점 3사와 편의점 3사 등 주요 오프라인 유통업체 13곳과 11번가·쿠팡 등 온라인 유통업체 13곳의 매출동향을 정기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6.0%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7.5%나 늘었다.

오프라인 매출은 2018년 상반기 2.8% 증가에서 2019년 상반기 -0.1%로 이미 하락반전한 바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감소세가 커진 모습이다. 반대로 온라인 매출은 2018년 16.3%에서 2019년 15.3%로 감소세가 둔화됐으나, 올해 다시 상승폭이 커졌다.

소비 횟수도 변화하고 있다. 소포장·소용량 제품의 급격한 확산이 주춤하고 대량구매 트렌드가 부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쇼핑 횟수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쇼핑 적게 하고…집에서 하는 식사 늘어=앞서 소개한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미국 소비자의 식료품 쇼핑 횟수는 2.8회다. 코로나19 이전 1주당 평균 4.4회에 비하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1주당 3번 이상 쇼핑한다는 응답은 19%에서 10%로 감소했고, 2번이란 응답도 25%에서 19%로 떨어졌다. 반면 1주에 1번이란 응답은 38%에서 42%로 늘었고, 2주에 1번 이상은 17%에서 30%로 대폭 증가했다. 락다운의 여파가 큰 가운데, 여유분을 비축하려는 경향도 새로이 생겨났다는 해석이 많다.

한국 역시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소비자 대상 조사결과,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주 1회 쇼핑한다는 응답이 34.5%로 가장 많았고, 주 2~3회는 18.2%, 2주 1회는 22.0%였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에는 주 2~3회가 41.7%로 가장 많았고, 2주 1회는 11.7%에 불과했다. 쇼핑 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외식이 감소하고 가정 내 식사가 늘어난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CJ제일제당의 조사결과, 전체 응답자의 84.2%가 ‘직접조리를 늘렸다’고 대답했고, 가정 내 식사 비중은 83.0%로 지난해보다 23.5%p나 증가했다.

1인가구 시대를 맞아 판매가 늘어나던 가정간편식은 코로나19를 맞아 소비 경향이 더욱 늘었다. 46.4%가 ‘가정간편식 소비’를 늘렸다고 답했다. 또,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경우 응답자의 77.5%가 ‘직접조리를 늘릴 것 같다’고 답했고, 65.4%는 ‘가정간편식 구입을 늘릴 것 같다’고 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소득감소가 더욱 알뜰한 소비로 연결되고 있다는 조사도 있다. 맥킨지의 지난 6월 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보다 저렴한 제품을 구매하느냐는 질문에 한국 소비자의 46%가 그렇다고 답했다. 인도(45%), 중국(34%), 영국(32%), 미국(31%), 이탈리아(30%)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감염과 경기둔화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외출과 소비를 줄이고 온라인 주문을 선호하면서 ‘언제 어디서나, 부담 없이 즐기는 식도락’, 건강을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헬스·웰니스’와 ‘로컬 식자재’의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코로나19 감염과 경기둔화를 우려한 소비자들이 외출과 소비를 줄이면서, ‘오감의 자극’, ‘새로운 맛’, ‘쓰레기 절감’ 가치는 점차 약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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