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목표를 내놓고 이미 방역이 실패했다는 주장은 방역당국에 대한 흔들기일 뿐이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던 소상공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터졌다. 교회를 중심으로 시작된 코로나19의 급속한 확산에, 서울·수도권 지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됐다. 거리두기 1단계 조치로 업종별 영업제한도 풀리면서, 간신히 영업을 재개했던 많은 소상공인이 다시 사업장 문을 닫게 됐다.

일각에서 거리두기를 즉시 3단계로 올려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19일 “3단계로 격상시 10인이상 모임이 금지되는 등 국민생활과 서민경제에 엄청난 충격을 준다”며 “지금은 3단계로 격상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게 확산세를 저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일단은 단계적으로 간다는 것이다.

3단계로 즉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만큼 시급한 상황이지만, 단계적으로 가겠다는 정부의 뜻도 이해가 간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잘 모아 방역성공에 주안점을 두고 신중히 판단할 일이다.

다만 3단계로 가지 않았으니, 이미 방역실패라는 식의 주장은 도를 넘어선 방역당국 흔들기일 뿐이다. 사실상 달성하기 힘든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이루지 못했으니 방역실패라는 공격.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지금까지 계속되는 주장이다. 외국에 나간 한국인의 입국을 막았어야 한다는 주장이 대표적인데, 정부가 그런 선택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발생을 0으로 만들지 못했으니 무조건 실패라는 주장 역시 공감할 수 없다.

이런 공격에도 방역당국은 묵묵히 제 할 일을 했다. 결과적으로 외국에 비해 코로나19 확산을 제일 잘 저지했다는 사실은 통계수치로 입증됐다. 그럼에도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이 보이자, 또다시 방역당국 흔들기기 기승을 부린다.

방역체제를 유지하면서 시행한 경제살리기 프로그램을 공격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항상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유지한다는 전제 하에, 소비진작을 비롯한 경제살리기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해야 할 일이다. 소상공인은 코로나19 확산기에 영업중단 등의 조치에 협조했다. 따라서 확산이 주춤했을 때는 소비진작책을 통해 소상공인의 생존을 지원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존에 위협을 느껴 소상공인이 방역체제에서 이탈하는 일이 있어선 안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소비지원 프로그램은 방역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이라 할 수 있다.

소비진작 프로그램이 극적인 효과를 발생시키지는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것도 없으면 소상공인의 생존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면서 정부는 소비진작 프로그램을 불가피하기 중단하기로 했다. 확산세가 가라앉고 다시 거리두기 1단계로 돌아가면 계획대로 재가동하기를 바란다.

과도한 목표를 내놓고 이미 방역을 실패했다고 공격하는 목소리에 방역과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현명한 국민들은 이미 알고 있다. 정치권과 언론은 스스로의 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시기임을 잊지 말아야한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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