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과 같은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제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내 생산기반 확충, 제조시설 확대로 국내 고용 유지․확대, 국가 간 무역분쟁에 따른 원자재 수급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반도체나 의약품·AI를 활용한 정보통신 관련 산업의 생산시설 유치는 국가 핵심기술 개발․안보 등의 문제와 직결돼, 세계 각국 정부는 자국 기업의 국내 복귀 및 해외자본의 유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복귀지원법 개정에도 국내 복귀 실적은 미미

한정미 법제연구원 혁신법제사업 본부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유턴기업 지원에 관한 법률 입법공청회’에서 “우리나라에서는 2013년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에 대한 법률(국내복귀지원법)’이 제정된 이후 국내복귀지원법 지원요건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계속돼 왔다”며 “정부는 2019년 국내복귀지원법을 개정해 지원대상 요건을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강화했지만, 해외진출기업의 국내 복귀 실적은 여전히 미미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년 국내복귀지원법이 시행된 이후 올해 6월까지 국내복귀 기업 수는 74개에 불과하다. 이처럼 낮은 복귀율은 해외사업장을 50%이상 철수해야하는 지원조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한 본부장의 주장이다. 또 국내 복귀시 해외사업장과 유사한 산업에 투자해야 지원대상이 된다는 것도 문제다. 이로 인해 개발도상국에 진출했던 기업이 유사업종으로 복귀하는 경우 국내 생산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국내 복귀를 희망하는 기업들에게 확실한 인센티브를 주거나, 보다 수월하게 국내복귀를 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 등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많다.

국내복귀지원법 개정안 주요 내용

20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8월 현재까지 국회에 입법발의된 국내복귀지원법 개정안은 11건이다. ▲국내복귀기업 인정기준 완화 ▲인센티브 개선 ▲협력형 복귀기업 신설 ▲제도 운영사항 개선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지원대상 선정요건 완화=국내복귀지원법 제2조제1호나목에서는 국내복귀지원 대상업종을 통계청장이 고시하는 한국표준산업분류상의 제조업·정보통신산업 및 ‘산업발전법’에 따른 지식서비스산업으로 제한하고 있다.

한 본부장은 현행법의 대상업종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산업’을 추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소재·부품·장비산업, 안전 관련 산업, 핵심기술 산업 등 정책 및 국가발전 필요에 따른 운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인센티브 개선=국내복귀기업에 대한 현금지원, 보증, 연구개발 비용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지원방식을 다양화해야한다. 한 본부장에 따르면 외국인투자촉진법의 경우 공장시설이나 연구시설을 설치하거나 증설하는 경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현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규정을 뒀다. 따라서 국내복귀기업에 대한 현금지원과 국유·공유재산에 대한 임대료 감면 등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해야한다는 게 한 본부장의 주장이다.

◇협력형 복귀기업 신설=대기업의 국내복귀는 국내 고용창출 효과와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파급력 등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국내복귀 실적이 낮다.

한 본부장은 공급망 체계 내의 기업간 협력을 강화하고 대기업과 중견·중소기업의 동반복귀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행 동반복귀기업의 요건과 지원내용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한다고 했다.

◇제도 운영사항 개선=국내복귀기업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국내복귀기업위원회의 증원과 전문성 확보도 요구된다. 정원을 현행 15명 이내에서 20명 이내로 확대하고, 현재 2명인 민간위원을 더 늘려 전문성과 다양성을 제고해야 한다는 것이 한 본부장의 견해다.

또한 국내복귀기업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고 관계부처, 관계기관 등과의 협력적 계획 수립과 추진을 위해 행정기관 간의 업무협조를 강화하고 실태조사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함께 제시됐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지식서비스·정보통신업도 유턴기업 지원대상
• 관련기사 ㅣ 유턴기업…동일제품 생산·사업장 축소 기준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