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관광업이 전례를 찾기 힘든 어려움에 처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로 힘들지 않은 분야가 없지만, 관광산업의 피해는 그중에서도 심각하다. 정부가 소비진작 프로그램을 통해 산업 붕괴를 막고자 했지만, 이마저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중단됐다.

최근 통계청의 ‘2/4분기 지역경제 동향’에 따르면, 2분기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해 2분기보다 3.4%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이 -16.9%, 예술·스포츠·여가가 -40.3%로 특히 감소폭이 컸다.

전국 평균보다 감소폭이 큰 제주(-12.9%), 인천(-11.6%), 부산(-5.6%) 지역을 보면 관광산업 피해가 여실히 드러난다. 제주지역의 2분기 숙박·음식 생산은 지난해보다 31.1% 줄어들었다. 인천(-22.6%)과 부산(-19.8%) 역시 피해가 컸다.

소매판매업에서도 코로나19의 충격파가 확인된다. 2분기 전국의 소매판매업은 슈퍼마켓 등의 판매가 늘어 지난해보다 1.9% 증가했는데, 제주는 -28.1%를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면세점 판매가 79.4%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제주에 있는 롯데와 신라의 시내면세점은 6월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관광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소매판매업이 지난해보다 감소한 서울(-8.3%)과 인천(-5.2%)은 면세점 판매가 각각 -35.6%와 -84.7%를 기록했다.

◇소비진작 프로그램, 코로나 재확산으로 중단=정부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관광을 비롯해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을 집중 지원하는 소비진작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14일부터 숙박과 영화, 박물관 할인권의 배포를 시작했다. 뒤이어 미술관과 공연장, 여행상품 할인권이 배포될 예정이었다. 선착순으로 모두 861만명에게 90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되자, 6대 할인권 배포가 모두 중단됐다. 숙박 할인권의 경우 이미 발급이 시작됐으나, 19일부로 발급 자체가 잠정 중단됐다. 당초 문체부는 숙박 할인권의 경우 실제 사용시기가 9월부터 10월말까지인 점을 감안해 사용시기 연기의 여지도 뒀으나, 발급 자체를 잠정 중단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 국내여행 할인상품 지원사업 역시 343개 여행사가 참여해 1468개 상품을 대상으로 심사를 진행 중이었으나 잠정 중단됐다.

해양수산부가 7월말부터 진행한 어촌체험관광 할인 지원 역시 중단됐다. 또 해수욕장의 경우, 운영 여부는 지자체가 결정하지만 해수부 차원에서 국민들의 해수욕장 방문 자제를 부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당초 대형 해수욕장으로의 집중을 완화하는 대신 소형으로 분산해 밀집도를 떨어뜨린다는 계획을 시행 중이었다.

◇관광산업 살리기…노사정 합심 결실 이룰까=위기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노사정이 관광산업 살리기를 위해 힘을 합치기로 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과거의 노사정위원회)의 관광산업위원회가 2개월간의 논의 끝에 지난 18일 ‘관광산업 생태계 유지와 고용안정을 위한 긴급 노사정 합의문’ 합의에 이르렀다.

경사노위 관광산업위원회에는 호텔·면세점·여행업계 노조위원장들이 노동계 위원으로, 호텔업·여행업·면세점협회장들이 경영계 위원으로 참여했다. 학계 등이 공익위원으로 참여했고, 정부측은 문체부와 고용노동부가 함께 했다.

합의에 따라 노사는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돼 고용유지지원금을 받는 경우, 지원금 종료일로부터 최소 2개월 이내에는 감원하지 않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아울러 노사는 계약직 노동자와 협력업체 노동자의 고용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정부는 고용유지지원제도 사각지대에 있는 고용 취약계층 보호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고용안정과 함께 관광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관광산업에 특화된 철저한 코로나19 안전 프로토콜을 구축·시행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자영업자 대상 경영회복, 국내 관광상품 개발, 관련제도 설명 등 경영지원 컨설팅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노사정의 고용안정 합의는 최대 피해자인 비정규직·협력업체 노동자 보호 시급성에 초점을 맞췄다. 또 생태계 활성화 합의안은 매출급감에 의한 기업의 폐업과 도산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룬 결과다. 코로나19의 종식까지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산업 전체가 존폐 위기에 맞서 합심해 나가는 의지가 읽힌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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