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es Bridge’, 24×24cm,종이에 연필, 색연필, 2018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여행하지 않는 자는 그 책의 단 한 페이지만 읽을 뿐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남긴 명언이다.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2020년의 우리는 어느덧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쓰기를 일상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고 있다.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수많은 국내외 여행사들이 파산하고 폐업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올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여행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오늘이다.

힘든 이 시기 건강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우리를 위해 여행의 경험과 기억을 작품에 녹여 잠시나마 여행을 떠난 듯 마음의 휴식을 전해주는 작가가 있다. 여행에서 받은 인상을 드로잉으로 표현하는 작가 김채희를 만나보자.

Q. 독자분들께 간단히 자신의 소개를 해달라

안녕하세요. 저는 여행드로잉 작가 김채희입니다.

Q. 자신의 작품세계를 소개한다면

제가 직접 여행했던 곳을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있더라도 각자 느끼는 부분이 다를 것으로 생각해요. 제가 느낀 순간의 분위기를 전달하고 싶어 작품을 그리고 또 ‘그 순간에 머물다’라는 독립출판물까지 제작했습니다.

Q. 일상의 순간들을 작품으로 다루게 된 계기가 있는가?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 한 달 동안 유럽 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때의 소중한 순간들이 삶에 좋은 자극이 되었고, 이를 간직하고 싶어 그림으로 그려내기 시작했습니다.

Q. 자신의 작품세계가 잘 담긴 대표작을 추천해준다면?

프라하 카를교를 그린 ‘Charles Bridge’라는 작품이 있어요.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그린 그림이라서 확실히 그때의 분위기나 감정이 잘 담아져 있죠. 초창기 작품이라 선도 지금보다 와일드하고 자유롭게 그려서 재미있는 표현이 나온 것 같아요. 그리면서 저도 스타일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에 그때만 그릴 수 있었던 작품으로 생각합니다.

Q. 본인의 작품세계 형성에 영향을 준 작가나 작품이 있다면?

어렸을 때 장 자크 상페 전시를 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간결한 선으로 인물의 특징을 담아낸 것이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드로잉을 좋아했었던 것 같아요. 아마도 그때의 장 자크 상페와의 만남이 저에게 영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Q. 감상자는 작품을 통해 무엇을 느끼길 원하는가?

제 그림은 여행하는 마음으로 바라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요즘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을 떠나기 힘든 상황에서 제 그림으로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장소에 가보신 분은 추억을 상기해 보시고 가보지 않은 분은 다음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뿌듯할 것 같아요.

Q. 주로 연필과 파스텔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선호하는 재료가 있는가? 있다면 그 이유는?

저는 연필을 좋아해요. 연필 한 가지로도 속도와 각도에 따라 정말 다양한 느낌이 나오거든요. 그 재미에 빠진 것 같아요. 아무래도 순간을 담아내기에 적합한 재료를 찾다 보니 건식재료를 사용하게 되었어요.

Q. 앞으로 어떤 작품을 준비할 계획인가?

작년 10월에 열흘간 발칸반도로 여행을 다녀왔어요. 지금은 그곳의 아름다운 자연을 담아낼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여행을 주제로 다양한 경험과 순간들을 작품으로 선보이게 될 것 같아요.

Q. 작가로서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현실적인 부분이 가장 큰 고민이에요. 작가로서 설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기 때문에 힘든 것 같아요. 그림을 계속 그리며 작품을 선보일 수 있을지, 앞으로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같은 부분이죠.

Q. 마지막으로 작가 김채희의 꿈은 무엇인가?

드로잉으로 좋은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로서 유명해지고 싶어요. 간결한 선만으로도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걸 여러분들께 꼭 보여주고 싶습니다. (중기이코노미 객원=김찬용 전시해설가)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