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출판계 불황 속에서도 전자책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는 가운데 침체된 국내 전자책 시장 성장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의 수요가 늘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김장실 의원(새누리당)은 최근 국내 전자출판 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공분야에서 더 적극적으로 전자책 구매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공공도서관의 전체 자료구입비 가운데 전자책을 포함한 전자자료 구입비 지출은 15% 안팎에 불과하다”며 “이는 국내 전문도서관 40%, 대학도서관 50%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고 지적했다.

국회 전자도서관의 경우 2013년말 총 309만8687건의 전자자료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전자책은 16만8036건으로 전체의 5.4%에 불과했다. 또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도 2012년말 기준으로 전체 디지털자료 보유 건수는 11만8145건이며, 이 가운데 전자책은 8272건으로 전체의 7.0% 수준에 그쳤다.

국내 전체 도서출판 시장서 전자책 1.5% 불과

독서형태가 변화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전자책 시장 규모가 큰 폭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시장 성장은 아직 더딘 셈이다.

전 세계 도서출판 시장규모 추이 및 전망(2008~2017년)

2013~2017년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 전망치임, 단위:백만달러<자료=PWC, 삼성경제연구소>

토러스 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전자책 시장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1200~1300억원 규모로 정체됐으나, 2010년 2000억원에 근접했고, 2012년에는 3250억원 규모까지 성장했다. 한국전자출판협회에 따르면 2013년 전자책 시장은 5838억원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컨설팅그룹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 따르면 세계 전자책 시장은 2012년에는 86억5500만달러에서 2013년에는 115억5900만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33.6%의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2017년에는 전자책 비중이 227억9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2012년 전 세계 도서출판 시장에서 전자책 시장점유율이 8.5%를 차지한데 반해 국내 전자책 시장은 전체 도서출판 시장의 1.5%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신문, 잡지, 모바일 및 인터넷 전자출판, 서적, 인쇄 및 유통을 포함한 국내 도서출판 전체 시장규모는 21조973억원으로 이 가운데 인터넷·모바일 전자출판 제작 및 인터넷·모바일 전자출판 서비스업의 비중은 1.5% 수준에 그쳤다.

게다가 전자책 제작사업도 정체돼 있는 실정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발표한 ‘2013 출판산업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981개 업체 가운데 약 8.7%만이 전자책과 관련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2012년 전자책 매출액은 사업체당 평균 1920만원이며, 전체 매출대비 비중도 평균 8.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책 제작 필요 및 제작 의향 여부

<자료=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중기이코노미

특히 전자책 제작 실적이 없다고 응답한 740곳 가운데 전자책 제작이 필요하다고 답한 업체는 64.1%였지만, 전자책을 제작할 의향이 있다고 한 업체는 21.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서관 전자책 공유로 출판업계 제작 꺼려”

전자출판 산업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점도 곳곳에서 지적되고 있다. 

 

현재 도서관들이 회원 통합이나 대표 도서관제 방식을 통해 이용자가 인터넷으로 타 지역 도서관의 전자책을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도서관들이 최소 수량의 전자책만을 보유, 예산을 절감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전자책 이용자는 늘어나지만 전자책 수요는 감소,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출판사들이 전자책 제작을 꺼린다고 분석했다.

국내 도서출판 시장규모 현황 및 추이

단위:억원, %<자료=문화체육관광부, 삼성경제연구소>

한국출판인회는 이같은 도서관의 전자책 공유뿐만 아니라 소유권도 전자출판 시장 확대를 막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출판권 설정 계약 및 공중송신(전송) 이용 허락 계약에는 저자와 출판사간 합의를 통해 기한을 정하도록 돼 있지만, 도서관이 전자책을 소유해 영구히 서비스를 하게 되면 작가의 저작권과 출판사의 편집 저작권을 침해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시간이 지나 도서 내용에 수정사항이 있어도 이를 반영하지 않은 내용만을 이용자가 받게 돼 도서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점이라고 언급했다. 따라서 전자출판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의 전자책 보유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한편 민음사 장은수 대표는 “현재 전자책과 관련된 국가기술 표준이 마련돼 있지 않아 전자책을 만들려면 공급업체별로 파일을 다르게 제작·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제작비가 상승, 영세한 출판사들은 전자책을 만드는 것에 큰 부담을 느낀다”며 전자출판 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기술표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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