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지난 1일 서울 중앙지검이 이재용 부회장 등을 기소한 사실로 인해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는 기업 리스트에 포함됐다. <사진=뉴시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가 8일 국민연금의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에 따라 국민연금이 투자 중인 대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10개그룹 30개계열사에서 “횡령·배임, 사익편취, 과다겸직 등 지배구조문제가 심각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은 지난 2019년 12월 ‘적극적 주주활동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참여연대는 국민연금 지분율이 5% 이상인 대기업 계열사 중 가이드라인의 ‘중점관리사안별 대상기업’ 중 “국가기관의 조사 등 객관적 사실(1심판결, 검찰기소 등 국가기관의 1차판단)에 근거해 횡령·배임, 부당지원행위, 경영진의 사익편취에 해당할 우려로 인해 기업가치를 훼손하거나 주주권익을 침해할 수 있는 기업”을 추렸다. 또 가이드라인의 ‘예상하지 못한 우려사안 대상기업’ 중 검찰·경찰의 수사착수 등 국가기관의 조사 및 ESG(환경·사회책임·지배구조)관련 이슈가 발생한 기업들도 분석했다.

리스트에는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이노션, 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 등이 포함됐다. 선정 이유로는 검찰수사나 공정위조사 등이 거론됐다.  

예를 들어 삼성물산은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및 시세조종, 업무상배임, 외부감사법위반 혐의로 이재용 부회장 등이 기소”된 사실이 이유로 제시됐다.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공정위로부터 하도급대금 부당결정 등을 이유로 과징금 36억원과 법인고발 처분을 받은 이유로 리스트에 포함됐다.

현대자동차 계열사인 이노션의 경우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 일감을 독점하여 성장한 회사로, 최대주주인 정성이 이노션 고문(지분율 17.69%)은 이러한 일감몰아주기 수혜를 고스란히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참여연대는 지적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최대주주인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2018년말 현대글로비스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29.99%, 일감몰아주기 비중은 20.73%로 이 또한 상장회사 사익편취 규제 지분율인 30%를 넘지 않기 위한 꼼수였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참여연대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국민연금의 투자기업 중 이사, 특히 총수일가의 횡령·배임, 부당지원행위, 사익편취(일감몰아주기) 등으로 사법적 제재를 받거나 검찰의 기소로 재판 중인 기업이 다수 존재한다”며 “그러나 국민연금은 2019년 3월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 관련 한진칼에 ‘이사가 회사에 관한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가 확정된 때에는 즉시 이사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의 주주제안 외에는 어떠한 적극적 주주권 행사도 실행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지배구조문제기업 발표를 통해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자산의 성실한 수탁자로서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며 “2021년 정기주주총회부터는 지배구조문제기업에 대한 정관변경, 임원해임 및 독립적 공익이사 선임 등 각종 주주제안과 여타 기관투자자와의 연대 등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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