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코로나 관련 재정지원 규모는 주요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사진=뉴시스>

4차 추경안의 국회 처리를 앞두고, 국가채무와 재정건전성을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국가재정을 건전하게 관리하도록 감시하는 것은 당연하나, 논의가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코로나 위기가 한창인데 지원을 줄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최근 야당에서는 4차 추경으로 인해 재정건전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 경제단체에서는 심지어 해외 사례를 들며 긴축재정을 거론하기도 한다.

재정건전성이 훼손됐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4차 추경안 국회 처리 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43.9%로 올라갈 전망이다. 2019년의 37.7%보다 4.2%p나 늘어나게 된다. 지금까지 정부가 준수해온 국가채무 40% 선을 넘어섰다는 점도 적신호 중 하나로 해석되고 있다.

국제비교에 쓰이는 일반 정부 부채는 이보다 다소 높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의 일반 정부 부채는 40.0%인데, OECD 국가들의 평균은 108.9%에 달한다. 미국(136.5%), 일본(235.9%), 영국(90.2%), 독일(61.9%)이 모두 한국보다 크게 높은 수준이다.

재정을 잘 관리할 필요는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제언처럼 재정준칙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국가부채가 GDP의 40% 선을 넘어선 것에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보다는 코로나19 경제위기에 따른 지원이 얼마나 잘되고 있는지로 논의의 초점을 옮기는 게 합당하다.

실제로 한국의 재정지원 규모는 주요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최근 발표된 OECD의 중간 경제전망 보고서는, 한국의 재정지원 규모를 2019년 GDP의 10% 수준으로 평가했다. 반면 독일과 이탈리아는 30% 규모의 지원책을 마련한 상태다. 일본은 20% 이상, 영국은 15% 규모다.

그럼에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0%로 OECD 국가들중 가장 높다. 한국 역시 코로나19에 따른 위기 대응으로 많은 재정지출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이것이 다른 나라에 비해 크지는 않다는게 확인된다.

많은 나라들이 과감한 재정지출을 하고 있지만, OECD는 여전히 확장적 정책기조를 유지하고 재정지원을 지속할 것을 권고했다. OECD 뿐만 아니라 주요 국제기구들의 입장이 유사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의 경험을 통해 경제위기 시 국가재정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확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OECD는 또 향후 재정지출 방향으로 맞춤형 지원과 디지털·환경 부문 등 인프라 투자 확대 등을 제시했다. 특히 청년, 비정규직 근로자, 저소득층,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 대상의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귀담아 듣고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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