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벤처투자법)’이 지난 8월12일부터 시행됐다. 벤처투자법 시행에 따라 한 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도 가능해, 업계에서는 토종자본 주도 유니콘기업의 등장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벤처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추가적인 제도 단순화와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연구원이 20일 발행한 ‘벤처투자 촉진에 관한 법률의 시행에 따른 벤처투자 시장의 변화 전망’ 보고서에서 나수미 연구위원은 “벤처투자법은 근본적으로 새로운 법률이라기보다, 분산되어 있던 벤처투자에 관한 법률을 통합해 편리성과 효율성을 도모하고, 규제를 완화해 민간의 자율성 강화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 중심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서는 벤처투자법 제정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제도 단순화 및 규제 완화를 추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벤처투자법은 ‘중소기업 창업지원법’과 ‘벤처기업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분산됐던 벤처투자제도를 통합한 법률이다. 두 법은 상호 준용규정이 많고 법체계가 복잡할 뿐 아니라 투자대상 등을 제한적으로 규정해 벤처투자시장 환경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었다. 만간 위주의 벤처투자 확대를 위해 좀 더 단순하고 규제가 적은 방향으로 법체계를 개선해야한다는 필요에 따라 벤처투자법이 제정됐다.

대형펀드 조성 가능, 액셀러레이터도 벤처투자조합 결성

벤처투자법의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벤처투자조합을 신설해 기존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을 통합했다. 또 조건부지분인수계약(SAFE)을 도입해 벤처투자방식을 확대했다. 조건부지분인수계약은 신용도가 높지 않고 유형자산보다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해,  기업가치 산정이 어려운 초기스타트업에 대한 민간의 자금공급 유인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에게 부과하는 투자의무비율을 총 운용자산 기준으로 조정해 유연하고 전략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도록 했다. 벤처투자법 제정 이전에는 투자의무비율을 자본금과 개별펀드에 각각 부과했다. 이에따라 투자의무비율 기준을 운용 중인 총자산(자본금+운용 중인 모든 벤처투자조합의 출자금 합)으로 변경했다.

또 벤처투자법은 유니콘기업 탄생에 필수적인 대형투자와 지속적 후속투자를 위한 단초를 마련했다. 벤처투자조합 간 출자를 명문화해 대형투자를 위한 민간 모펀드 조성 및 여러 벤처투자조합 간 컨소시엄도 가능해졌다. 투자목적회사(SPC)의 경우 지분매입이 가능해졌고, 창업기획자(액셀러레이터)의 벤처투자조합 결성도 허용했다

이와같은 액셀러레이터 벤처투자조합 결성 허용과 조건부지분인수계약 도입이 시너지를 발휘해 초기투자에 대한 민간의 유인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벤처투자조합 간 출자 등을 활용한 대형펀드 결성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투자목적회사의 지분매입 등 운신의 폭도 넓어져 민간의 경쟁력 있는 다양한 주체들이 벤처투자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속적인 제도개혁, 시장체질 개선해야 

그러나 유니콘이 탄생하기 쉬운 벤처투자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제도개혁과 시장체질 개선도 필요하다.

나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과 한국벤처투자조합이 하나의 법 안에 통합된 것처럼, 장기적으로는 모든 벤처투자펀드가 단일 법률 아래 규율되는 것이 벤처투자제도 수요자 관점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콘 탄생에는 대형금융 조달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벤처캐피탈 펀드 구조설계의 자율성 강화, 은행권 협업, 투자목적회사(SPC) 활성화 등에 대한 제도적 지원도 필요하다.

해외 벤처캐피탈의 국내투자, 국내 벤처캐피탈의 해외투자를 활성화해 네트워크 축적을 지원하고 국내 벤처캐피탈의 역량 강화를 도모해야한다.

제도의 일원화 및 단순화와 펀드 구조설계의 자율성 강화를 위한 법제 개선은 글로벌 스탠더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나수미 연구위원은 벤처투자법의 내용이 상대적으로 초기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유인을 많이 제공하고 있다면서, 향후 개정안에서는 M&A전용펀드나 세컨더리펀드를 운용해 후기투자에 집중하는 벤처캐피탈에 대한 유인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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