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실련이 법무부의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안에 대해 “배상책임의 한도를 손해의 5배로 한정하고 있는 점” 때문에 “재벌과 대기업의 불법행위를 충분히 억제하기 힘들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앞서 법무부는 오는 28일 집단소송제와 징벌적손해배상제를 확대 도입하는 집단소송법 제정안과 상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사건의 경우, 집단소송제가 일반화된 미국과 특별법으로 도입된 독일에서는 배상이 이루어졌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배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증권 등 일부 분야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집단소송을 “분야 제한없이 피해자 50인이상 모든 손해배상청구”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20여개 개별 법률에 흩어져 있는 징벌적손해배상 규정을 상법으로 일반화해 도입하기로 했다. 상법에 “고의 또는 중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손해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할 책임”을 규정한다는 방침이다.

경실련은 24일 논평을 통해 “시장경제질서를 근간으로 하는 사회에서, 그 동안 재벌 대기업에 편향되어 있는 경제구조로 인하여, 시장경제질서가 원활하게 작동하게 하는 기본원칙인 공정한 경쟁 자체가 실현되기 어려운 현실”이었다며 “징벌적손해배상과 집단소송 도입 확대는 더 복잡화하고 대규모적인 경제활동이 많은 현대에 사회적인 약자인 시민들의 집단적인 피해에 대한 효율적인 구제와 예방을 견인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경실련은 국회에 “배상액 상한을 매출액의 10%까지 강화하거나 상한을 정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공정거래법을 위반했을 때 부과하는 과징금은 액수가 너무 적어 솜방망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데, 상법의 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안에서도 같은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경실련은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재벌 3·4세 경영권 세습에 악용되고 금산분리의 원칙을 훼손하는 차등의결권·기업주도형벤처캐피털 등 제도를 추진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판하고, “징벌적손해배상·집단소송제 확대 도입과 같은 시대적 사명에 맞는, 새로운 시대를 주도하는, 혁신을 가져올 진정한 개혁에 매진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