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불공정 거래행위’ 등을 이유로 네이버에게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6일 밝혔다.   

네이버가 쇼핑과 동영상 분야 검색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검색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조정·변경해 자사 상품을 검색결과 상단에 올리고, 경쟁사는 하단으로 내린 불공정행위에 대한 제재처분이다. 과징금은 쇼핑 분야에 약 265억원, 동영상 분야에 2억원이 부과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직접 오픈마켓을 출시한 2012년 4월 전후로 검색알고리즘을 변경함으로써 경쟁 오픈마켓 상품의 노출순위를 인위적으로 내렸다.

또 같은 해 7월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은 페이지당 일정 비율이상 노출을 보장하는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후에는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에 적용되는 판매지수에 대해서만 추가 가중치(1.5배)를 부여해 상품노출 비중을 높이기도 했다.

2013년 9월에는 검색결과 다양성이라는 명분으로 동일한 쇼핑몰 상품이 연달아 노출되는 경우 해당 쇼핑몰 상품노출 순위를 하향조정했다. 이 과정에서 경쟁 오픈마켓 상품은 오픈마켓 단위로 동일한 쇼핑몰이라고 본 반면,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은 입점업체 단위로 로직을 적용해 상품노출을 크게 늘렸다.     

이로 인해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이 검색결과를 도배하는 현상이 우려되자, 이후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노출 개수를 일정 수준으로 제한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5년 6월 네이버페이 출시를 앞두고, 네이버페이 담당임원 요청에 따라 네이버페이와 연동되는 네이버 오픈마켓 상품노출 제한 개수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오픈마켓 시장에서 네이버의 점유율은 급상승했다. 2015년 3월 당시 네이버는 12.68%의 점유율로 2위(12.38%)에 0.3%p 앞섰다. 하지만 2018년 3월에는 26.2%로, 2위(10.02%)와의 격차를 16.18%p까지 벌렸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중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 방해행위’, ‘불공정거래행위 중 차별취급행위 및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라고 판단했다. 

동영상 부문에서도 불공정거래행위가 있었다. 네이버TV 등 자신의 동영상을 우선 노출하기 위해 네이버는 2017년 8월 동영상 검색알고리즘을 전면 개편했다.

알고리즘 개편으로 영상에 입력한 키워드가 검색결과 상위 노출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됐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검색알고리즘 전면개편 사실조차 경쟁사에게 알리지 않았다. 반면 네이버TV의 경우 알고리즘 개편 전부터 계열사를 통해 키워드를 체계적으로 보완했다. 

그 결과, 알고리즘 개편 후 2년이 경과한 2016년 6월21일 기준으로 타 동영상 플랫폼에서 키워드가 입력된 동영상 비율은 아프리카TV(1.4%)를 제외하곤 모두 0.001~0.002% 수준에 그쳤다. 반면 네이버TV 동영상 중에서는 65.27%에 키워드가 입력돼 있었다.

알고리즘 개편 일주일 만에 검색결과 최상위에 노출된 네이버TV 동영상 수는 22.0% 증가했다. 특히 가점까지 받은 테마관 동영상의 노출 수 증가율은 43.1%에 달했다. 하지만 타 동영상 플랫폼 노출 수는 유튜브를 제외한 6개 플랫폼이 모두 –51.0~-20.8% 감소했다.

공정위는 이같은 행위가 공정거래법이 금지한 ‘불공정거래행위 중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라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은 플랫폼사업자가 검색알고리즘을 조정·변경해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고 부당하게 소비자를 유인한 행위를 제재한 최초의 사례”라며 “앞으로도 공정위는 플랫폼사업자의 불공정행위를 지속적으로 감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