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개최한 코로나19 상가임차인 피해사례 및 고통분담 입법 촉구 기자회견 <사진=참여연대>

중소상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6일 개최한 코로나19 상가임차인 피해사례 및 고통분담 입법 촉구 기자회견 자리에서 피해사례를 발표한 A씨. 서울 강북구에서 카페&베이커리를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매출이 크게 줄어 영업시간을 늘리고, 고용인원도 두지 않은 채 부부가 교대로 쉬지않고 일했다. 하지만 프랜차이즈가 아니고 영업제한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최근 정부가 지급한 맞춤형 피해지원금에서 제외돼 막막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임대인은 지난 5월 임대료와 보증금을 각각 5%를 인상하자고 요구했고, A씨는 어쩔 수 없이 합의했다. 이후 임대인은 합의없이 관리비를 50% 인상하면서도, 확정일자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화장실 열쇠를 가져가 휴일 등에 카페 손님이 화장실을 이용할 수 없는 등 코로나19 재난 속에서도 갑질은 계속됐다. A씨는 개업한지 2년 된 가게를 정리하려고 해도, 코로나19로 다음 임차인을 찾기가 어렵다.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고 싶어도 퇴거요구 등 임대인의 보복이 걱정돼 이 또한 힘들다고 말했다. 

한 두 달만 참으면 괜찮으리라 생각했던 코로나19 시국이 8개월을 넘어섰다. 거리에는 빈 상점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매월 고정적으로 지불해야하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 문을 닫는 가게들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임차상인의 가장 큰 고정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절규로 들리는 이유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발표한 코로나19 재확산 관련 소상공인 영향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소상공인의 60%가 코로나19 재확산 이후 매출액의 90%이상 감소했다고 답했다. 사업장 경영비용 중 가장 큰 부담을 묻는 물음에는 임대료라는 응답이 69.9%로 가장 많았다. 

정부가 맞춤형 지원금을 지급하지만, 임대료에 한참 못 미치는 금액을 일회성으로 지원해봐야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난달 국회가 임차인이 임대료 감액을 요구할 수 있는 사유로 코로나19를 포함하는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기는 쉽지 않다. 

정부가 강제적으로 영업제한 조치를 시행했다면, 그로 인해 영업을 하지 못한 임차상인에게 정부가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게 순리에 맞다. 정부가 직접 할 수 없다면, 임대인이 임대료를 감면하도록 강제하는 행정조치를 취해야한다. 영업제한 조치에 따른 위험부담을 임대인에게만 부담시킬 수 없다면, 정부와 임대인이 함께 그 책임을 나누는 방법도 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차임감액청구제도 자체가 지난 임대료에 대한 감면은 요구할 수 없으므로 한계에 내몰린 임차상인들의 경우 지금 바로 청구를 해야 한다는 점, 일단 임대료 감액을 요구하면 그때부터 바로 효과가 발생되어 감면된 임대료만 내도 계약해지를 면할 수 있다는 점 등을 전국의 임차상인들에게 적극 알리고, 이로 인한 불이익이나 보복이 발생하지 않도록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차상인 보호를 위한 법 개정을 위해서는 또 얼마만큼의 시간이 소요될지 알 수 없다. 법 개정을 위한 작업을 서둘러 진행하는 한편, 이미 만들어진 법이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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