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1년만에 실시한 기자회견에서 “청년, 여성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며 고용률 70% 달성을 다시 언급했다. 65% 내외인 현재의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청년과 여성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필수임은 자명하다.

이를 위해 박근혜정부가 꺼내든 카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다. 이에 대한 기업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10일 잡코리아가 공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266명 중 72.6%가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소외계층과 청년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근로자가 원하는 시간에 근무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혔다.

주목할 것은 반대 의견을 피력한 32.6%의 인사담당자 의견이다. 반대의견을 밝힌 응답자 중 37.0%가 ‘일자리의 질이 더 나빠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답했으며 ‘일자리 양극화 현상 심화’와 ‘정부정책에 따른 급조된 채용 우려’도 각각 16.0%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외에 ‘기업의 인력 교육비용, 시간낭비’(11.0%), ‘최저임금 확산의 우려’(10.0%), ‘기업의 체계적인 인력 운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5.0%) 등의 이유도 제시됐다.

교육비용의 증가나 체계적인 인력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중소기업 경영자라면 누구나 현장에서 체험하고 있는 문제일 것이다. 그러나 일자리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기업 측에서 나왔다는 점은 분명 이채롭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비해 우수한 인력을 채용하기 힘들다는 점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우수인력을 채용하지 못하면 회사의 성장 또한 요원한 일이다. 따라서 다수의 중소기업들이 좋은 일자리와 보다 뚜렷한 성장전망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로 유명한 소프트웨어 벤처기업 제니퍼소프트의 채용에 대기업 재직중인 인재들이 몰려들었다는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이러다보니 중소기업들 입장에서는 섣불리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도입했다가 회사의 평이 나빠져 좋은 인재를 채용하지 못하게 될 것을 우려할 수 있다. 동종업계에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확산되면 업계 전반의 일자리 질에 대한 인식도 악화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이런 사정 때문에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좋은 일자리’라는 평가가 기업의 경쟁력인 중소기업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두고 어떤 선택을 할지에 관심이 몰리는 이유다. 중기 스스로 생존과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확산되기 어렵다. 기업들의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여부가 정책 자체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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