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리테일이 지난해 영업규제 제외를 양천구청에 신청한 공문 중 일부 내용.<자료=이동주 의원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유통산업발전법의 예외규정을 악용해, 의무휴업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동주 의원이 2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전국 19개의 기업형 슈퍼마켓이 ‘연간 총매출액 중 농수산물 매출액 비중이 55% 이상인 매장은 의무휴업을 하지 않는다’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예외규정을 이용해 의무휴업을 피했다는 것이다.

이 규정은 2012년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 통과 당시, 영업제한 규제가 국내 농수산 업계의 판로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도입됐다.

그러나 이동주 의원이 의무휴업에서 면제된 점포들의 매출액을 분석한 결과, 수입 농수산물의 판매가 적지 않았다. 수입 열대과일, 호주산 소등심, 미국산 소갈비 등 ‘수입산’을 제외하면, 농수산물 매출액이 55%를 넘지 못한 것이다.

GS리프레시 목동7점이 의무휴업을 면제받기 위해 해당 지자체에 제출한 매출 자료에는 농수산물 매출액이 57.3%이지만, 수입 농수산물 매출액을 제외하면 52.9%에 그친다. 롯데슈퍼 한남점은 56.9%로 의무휴업에서 면제됐지만, 수입산을 제외하면 53%에 불과하다. 이 밖에도 55%를 가까스로 넘기는가 하면, 최저 통과기준인 55%를 정확히 맞춘 곳도 있다.

이처럼 SSM이 영업제한 예외 점포가 된 이유는 법상 일반적인 농수산물의 매출액만을 기준으로 하고 있고, 그 외의 세부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SSM이 규제 빈틈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 의원에 따르면, 대형마트도 예외규정을 이용해 여러 차례 의무휴업을 면제받으려고 한 사실이 있다. 롯데빅마켓 금천점, 이마트 미아점, 홈플러스 월곡점 등 서울시의 대형마트들은 2013년부터 최근 2019년까지 해당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면제신청을 해왔다.

이동주 의원은 “의무휴업 면제를 받은 SSM은 대부분 유통 대기업과 골목상권 간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에 몰려있다”며, “대규모 점포들이 규제 빈틈을 노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과의 상생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허술한 법망을 살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보호하고, 유통업계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겠다는 유통산업발전법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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