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개표중단 소송 외에 재검표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밝히자,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는 모든 표를 개표해야 한다는 시위가 시작됐다. <사진=AP/뉴시스>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 발표를 앞두고, 진흙탕 소송전으로 개표가 지연될 조짐이 보인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불확실성이지만, 예견됐던 대선불복인 만큼 시장혼란이 크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더라도 과도한 소송전과 소송지연은 불확실성을 증폭시켜 시장을 뒤흔들 것이란 사실은 분명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은 한국시간으로 지난 밤,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등 3곳의 개표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미시간은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승리로 개표가 마무리됐다. 개표가 끝나지 않은 펜실베이니아와 조지아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고 있지만, 바이든 후보의 추격세가 만만치 않다.

민주당 우세인 대도시 지역과 우편투표에서 바이든 몰표가 나왔기 때문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중단 소송 외에 위스콘신 등에서 재검표 소송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펜실베이니아 등지에서는 모든 표를 개표해야 한다는 시위가 시작되는 등, 미국에서 정치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그럼에도 금융시장 등 경제가 혼란에 빠지지 않은 모습은 다행이다. 한국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이 개표 추이에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이는 등 선거 영향은 있었다. 하지만 혼란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전부터 대선불복과 소송전을 시사했고, 이같은 리스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도 5일 오전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미 대선 리스크가 상당부분 우리 금융시장에 선반영되어 있고, 미국의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의 큰 틀은 유지될 것이라는 점에서, 국내 금융·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여겨진다”고 전망했다.

물론 아무 영향 없을 것이라 낙관할 수만은 없다. 김용범 차관은 “일각에서는 재검표 요청, 불복소송 제기 등으로 당선자 확정이 지연될 경우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며, 향후 외환·금융시장 안정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 확정이 지연되고 불확실성이 커진다면, 한국과 미국 나아가 세계경제에도 악재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힘든 상황이다. 유럽이 대봉쇄에 들어간 지금, 미국의 리더십 부재는 한국을 포함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모쪼록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가 빨리 자리잡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 등 필요한 역할을 조속히 이행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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