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가 30억원 이하인 소액영업소득자를 대상으로 한 ‘간이회생절차’가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회생계획안 가결요건이 완화되고 최장변제기일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돼 실패한 기업에 대한 부담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5일 법무부에 따르면 중소기업의 신속한 재기를 돕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3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이 개정안은 ▲제1회 관계인집회 폐지 ▲30억원 이하 채무의 소액영업소득자에 대한 ‘간이회생절차’ 신설 등 2가지를 골자로 하고 있다.

먼저 간이회생절차의 장점은 회생계획안 가결요건을 완화했다는 점이다. 현행법은 회생채권자의 의결권 총액 2/3 이상의 동의를 가결요건으로 정하고 있어 가결이 쉽지 않았다. 개정안은 가결요건을 ▲기존(회생채권자의 의결권 총액 2/3 이상) 또는 ▲의결권 총액 1/2 (그리고) 의결권자 과반수의 동의로 이원화했다. 후자의 경우까지 요건을 확대한 것이다. 이 조항에서 소액채권자의 소외를 막기 위해 ‘의결권 총액’에 ‘의결권자’를 추가하도록 했다. 일본 민사재생법 제230조 제6항도 이 개정안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는 것이 법무부의 설명이다.

간이회생을 위한 간이조사위원 제도도 신설된다. 통상 회계법인을 조사위원으로 선임해 2000만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현행법의 단점을 고치기 위한 것이다. 간이회생절차에서는 관리위원이나 법원사무관이 조사업무를 수행해, 채무자의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

최장 변제기간 단축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회생계획상 최장 변제기간을 10년으로 규정해 채무자에게 장기간 부담을 주던 현행 규정을 손본다는 것이다. 최장 변제기간을 5년으로 단축하되, 채권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변제기가 3개월에 1회 이상 도래하는 방식으로 회생계획을 작성하도록 규정했다.

<자료=법무부>

간이회생절차의 적용대상은 50억원 이하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 이하의 채무를 부담하는 소액영업소득자로 규정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최근 3년간의 통계를 기초로 ‘30억원 이하’를 적용기준으로 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무부가 첨부한 서울중앙지법 회생사건 기준 부채규모로 볼 때 24% 정도가 적용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1회 관계인집회를 필수절차로 규정해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1회 관계인집회도 폐지하도록 했다. 이는 관리인이 채권자와 주주 등에게 ▲채무자가 회생에 이르게 된 경위 ▲채무자의 업무와 재산 등에 대하여 보고하는 절차다. 실무상 주채권은행을 제외한 채권자들은 거의 제1회 관계인집회에 참여하지 않는데도 이를 생략할 수 없도록 해 절차만 지연시키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기도 했다.

개정안은  제1회 관계인집회를 폐지하되,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개최도 가능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채권자와 주주 등에게 보고가 필요한 경우, 채무자가 회생개시결정 이전에 관계인설명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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