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채민선 기자>   ©중기이코노미

코로나19 팬데믹 한가운데서 미국 대선이 치러졌지만, 미중간의 경제전쟁은 더욱 격화될 것이란 분석이 적지않다. 

중국이 미국의 대응에 맞서 최근 14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대순환 전략을 통해 ‘중국의 길’을 계속 가겠다고 선언하는 등 미중 무역마찰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우리나라는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미중 산업생태계 블록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견제 지속…접근방식 변화=한국금융연구원이 11일 개최한 ‘美 대선 이후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와 미중 무역마찰’ 세미나에서 지만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 하에서 중국을 적극적으로 견제할 필요성이 있다는 미국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바이든도 중국의 성장방식이 불공정하며 미국의 안보와 이익을 침해한다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어, 바이든 정부 하에서 중국에 대한 전면적 견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든 정부의 중국견제는 인식과 방향은 동일하게 기존 제재를 유지하되, 접근방식에는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선진국간 협력을 통해 중국견제의 공동전선을 형성한다는 것이 바이든의 일관된 입장이다.

중국견제에 대한 바이든의 출발점은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압력에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에 대한 유화조치 혹은 국면전환 가능성은 낮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과 글로벌 가치사슬의 디커플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과 글로벌 가치사슬을 분리시켜 중국의 성장을 억제하려는 것으로 트럼프 정부시기 이미 시도가 됐다.

미국이 중국과 관련해 수출제한 기업 명단을 작성하고 2차 제재 위협을 하는 등의 중국제재 접근방식은 외국 및 미국기업의 불확실성을 높여 불만을 야기하고 있어 신중하게 추진할 전망이다.

대신 WTO 산업보조금 규제 강화안에 따른 동맹국 공조를 코로나 이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EU·일본은 올해 2월 WTO 산업보조금 규칙의 개정·강화 방안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보다 많은 유형의 보조금을 WTO차원에서 금지 ▲특히 유해한 유형의 보조금에 대해서는 입증책임을 전환 ▲공급과잉으로 인한 심각한 손상의 예시 추가 ▲투명성 강화를 위해 보조금 통보에 대해 유인을 제공 ▲조사당국이 비시장경제국을 상대로 상계관세 조사 시 보조금액 산정에 국외 가격을 활용해 가격을 구성할 수 있도록 구체적 보조금액 산정기준을 마련 ▲국영기업 등 정부의 지시를 받아 행위하는 공여주체를 공공기관으로 좀 더 폭넓게 인정 할 것 등이 주요 내용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은 11일 ‘美 대선 이후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와 미중 무역마찰’ 세미나를 개최했다. <사진=세미나 영상 갈무리>

◇중국, 국내 대순환 전략 제시=미국의 이같은 중국견제 전략에 맞서, 중국은 이른바 국내대순환 전략을 제시했다. 지 연구위원은 이를 ‘강요된 고립주의’ 전략으로 정의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달 초 ‘14차 5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미국의 중국경제 및 대외환경의 장기적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장기전략을 제시했다. 수요측 성장동력 뿐만 아니라, 혁신과 산업고도화의 동력도 중국 내에서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또한 미국을 비난하면서 국가주도적 체제 강화를 명시했다. 선진국이 문제삼고 있는 국가주도적 경제체제의 변화 등을 포함한 유연한 대비협상을 시사하기보다는 이른바 ‘중국의 길’과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지속하겠다고 선언하고 있다.

중국은 정부주도의 초기 인프라 구축을 통해 국내 산업생태계를 성장시키고 글로벌 산업을 선도하는 한편 외국기업의 진입을 유도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시장을 블록화하고, 기술 갈라파고스화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 지 연구위원의 분석이다.

중국은 미중마찰로 인해 적극적인 해외진출 위험성이 증가함에 따라 해외진출을 신중하게 추진하고 국내대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또 산업고도화를 통해 적극적인 수입대체 정책과 경제안보 차원의 방어적 수입대체 전략을 동시에 추진한다.

◇산업생태계 블록화에 대비해야=지 연구위원은 중국의 산업고도화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주는 효과는 양면적이라고 봤다.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부과에 따라 수입전환 효과가 아시아 수출국 중심으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넥스트 중국 생산기지가 형성될 수 있는 유망지역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진출도 아시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미중 무역마찰로 인해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미중 산업생태계가 블록화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신기술·신산업 분야에서 미중 두 시장의 분리 및 동시성장 가능성이 크며, 업종차원에서 양시장을 동시에 활용하기 위한 전략을 마련해야한다는 것이다.

또 양자주의, 공정한 무역, 경제블록화 등 바이든 시대에 WTO 등 다자공간에서 미중간의 충돌 이슈를 점검할 필요도 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저작권자 ⓒ 중기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ㅣ 바이든의 코로나19 대응 한국경제 회복에 호재
• 관련기사 ㅣ 美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어디로?
• 관련기사 ㅣ 트럼프든 바이든이든 “대중국 갈등 고조될 것”
• 관련기사 ㅣ “11월 미국 대선서 누가 돼도 미중갈등 지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