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12일 국회 정론관에서 생물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의 심각성이 알려지면서, 국회에서 일명 택배법이란 불리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법(생물법)’ 논의가 개시됐다. 19일 생물법 공청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법안심사를 앞두고, 12일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가 생물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대책위는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 30명을 대상으로 생물법 제정에 대한 찬반입장을 조사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17명 의원 중 15명이 찬성했다. 진선미 의원과 조응천 의원이 답변을 유보했다. 진 의원은 해당 상임위원장이어서 입장표명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조 의원은 공청회 이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의원 10명 중 1명(조건 찬성)을 제외하고, 9명 의원이 답변을 않거나 유보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의원도 답하지 않았다. 답변을 유보한 심상정 정의당 의원의 경우 원청의 책임을 부과하는데 현격히 부족해서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야의원 생활물류서비스산업법 관련 입장<자료=택배노동자과로사대책위>

대책위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미답변과 답변유보에 대해 사실상 반대입장을 지닌 것은 아닌지 우려를 나타냈다. 생물법은 이미 지난 20대 국회 때 발의돼 논의됐지만,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책위는 “연이어 발생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는 지난 20대 국회 때 생물법 통과가 무산된 것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며 “택배노동자의 처우개선을 바라는 국민의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지난 20대 국회 때와 똑같은 과오를 범할 경우 그 책임을 면하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택배산업은 날로 성장하고 있지만 택배현장은 무법천지와 다를 바 없이 온갖 편법과 갑질로 얼룩져 있고, 그 속에서 택배노동자들이 올해에만 15명이 과로로 쓰러져 사망했다며, 조속히 생물법을 제정하는 것이 국회가 해야 할 첫 번째 임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도 여야합의라는 핑계로 생물법 제정을 뒤로 미루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기이코노미 채민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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