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는 “현재의 공정거래 법제로는 지주회사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거래행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지주회사 체제를 갖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일단 대기업집단보다 현저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총수가 있는 일반지주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은 평균 15.25%에 달했다. 일반 대기업집단의 내부거래 비중(10.48%)보다 높은 수준이다.

전환집단이란 지주회사와 소속회사의 자산총액이 기업집단 소속 전체 회사의 자산총액의 절반 이상인 대기업집단을 말한다. 지주회사를 보유한 대기업집단은 30개이며, 이 중에서 전환집단은 24개다.

공정위는 총수있는 일반지주 전환집단의 운영 현황을 볼때, “지주체제 내에서 부당 내부거래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총수있는 일반지주 전환집단(22개)의 지주회사는 총수의 평균 지분율이 26.3%, 총수일가 평균지분율이 49.5%로, 총수일가로 지분율이 집중돼 있었다.

또, 계열사로부터 얻는 배당수익은 매출액의 40.9%에 그친 반면 배당외수익은 51.9%에 달했다. 특히 22개 대표지주회사 중 7개사는 배당외수익 비중이 7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환집단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는 점까지 함께 고려해, 공정위는 “지주회사와 소속회사 간, 그리고 소속회사 상호간 내부거래를 통해 부당한 부의 이전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총수일가가 지주체제를 지배하면서 체제밖 계열회사와 지주회사 소속회사 간 부당 내부거래를 행할 유인도 있다고 평가했다. 전환집단의 체제밖 계열회사(161개) 중 114개(71%)가 사익편취 규제대상이나 사각지대 회사에 해당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익편취 규제대상이 급증하는 모습도 보였다. 체제밖 계열회사 중 사익편취 규제대상 회사의 비중은 2016년 27%였으나 2020년 들어 50%까지 늘었다.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지주체제와 체제밖 계열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만큼, 총수일가로의 이익 귀속을 위해 계열사 간 부당 내부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공정거래 법제로는 지주회사의 소유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거래행태의 공정성을 담보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앞서 국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에는, 자·손자회사의 의무지분율을 상향(상장 20→30%, 비상장 40→50%)해 지배구조 개선을 유도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사익편취 규제대상 범위를 확대(총수일가 지분율 20% 이상 회사 및 이들 회사가 50% 초과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확대)해 부당 내부거래를 보다 철저하게 방지하고자 했다.

공정위는 “지배구조 및 거래행태의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국회에 기 제출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기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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